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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결산-게임] '불통 운영' 민원 쇄도…과도한 과금 유도·환불 불만도 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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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결산-게임] '불통 운영' 민원 쇄도…과도한 과금 유도·환불 불만도 다발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12.2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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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 분야 소비자 민원은 미흡한 운영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졌다. 유저를 기만하는 운영과 방만한 태도,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이 연초부터 쏟아졌다. 

고질병인 과도한 과금 유도를 비롯해 콘텐츠 환불 거부, 일방적인 계정정지, 시스템 오류와 버그 민원도 많았다. 

올해 1월부터 12월1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게임 분야 소비자 피해 건수는 414건으로 지난해(513건)보다 19.3%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02건)과 비교하면 37.1% 늘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게임이 비대면 콘텐츠 산업 주류로 부상하면서 소비자 민원도 2년 연속 높은 건수를 기록 중이다. 플랫폼으로 보면 모바일 게임 민원 건수가 PC 게임·콘솔 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 게임업계 빅3이자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민원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그라비티, 데브시스터즈, 웹젠, 위메이드, 네오위즈, 조이시티 등 중견 업체 민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와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는 모바일 신작 출시와 맞물리며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중국산 양산형 모바일 게임에 대한 지적도 상당했다. 허위·과장 광고와 현질 유도, 과금을 지나치게 유도하고 서비스를 갑작스레 중단하는 '먹튀(먹고 튀는)' 지적이 이어졌다.

◆ 불통 운영에 뿔난 대형게임 유저들, 트럭까지 동원해 시위 펼쳐

올해는 연초부터 불통 운영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민원뿐만 아니라 트럭을 동원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집단 소송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이용자 권리 주장에 나섰다.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페이트/그랜드 오더(이하 페그오)'를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와 '리니지M', 넥슨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 등 중대형 게임사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해 소비자 권리를 요구하는 민원이 줄을 이었다.

게임별 가장 많은 민원 수를 기록한 페그오의 경우 한국 서버에서 진행하던 스타트 대시 캠페인이 올해 1월 일방적으로 중단된 것이 이용자 불만의 도화선이 됐다. 국내 서비스가 일본 등 외국 서비스에 미치지 못하는 데 따른 불만이었다. 이용자들은 그간 각종 논란이 발생해도 운영진이 무성의한 매크로(Macro) 답변만 반복하며 사태를 방관해왔다고 분개했다.
 

▲(왼쪽 위부터)넷마블 페그오, 넥슨 바람의나라: 연,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트럭시위 현장(출처: 각 게임사 공식커뮤니티)
▲(왼쪽 위부터)넷마블 페그오, 넥슨 바람의나라: 연,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트럭시위 현장(출처: 각 게임사 공식커뮤니티)
리니지M 내 스탯을 올리는 문양 시스템 롤백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월 문양시스템 과금을 낮추는 업데이트를 단행했는데 핵과금 유저들의 반발로 시스템을 롤백했다. 이 과정에서 문양 시스템에 과금한 이용자들은 업체 측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당했다며 지속 반발했다.

메이플스토리는 이른바 '확률조작'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메이플스토리가 게임 내 확률성 아이템의 당첨 확률을 조작했다는 민원이 올해 2월경 몰렸는데 결과적으로 넥슨은 현금성 아이템 확률 부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공식 시인했다.

이 외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M',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등에 대한 유사 민원이 제기됐다. 대규모 아이템 복사 이슈와 확률 조작, 업데이트 불만 이슈에 따른 것이었다.

◆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효과로 민원 점유율 높아져

3N이 절반 이상의 민원 점유율을 가져가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는 모바일 신작이 흥행하면서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6월 말 선보인 모바일 MMORPG 오딘이 이용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서버 포화에 따른 긴 대기열이 문제가 됐다. 유저들은 평균 3~5시간에 달하는 긴 로그인 대기열을 뚫고 간신히 접속에 성공해도 금세 튕겨지며 다시 대기열로 돌아온다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카카오게임즈 오딘에서 4567명이 접속 대기 중으로 뜨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오딘에서 4567명이 접속 대기 중으로 뜨고 있다
블리자드가 올해 9월에 출시한 액선 RPG 디아블로 2: 레저렉션도 카카오게임즈 오딘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서버 다운과 1000명대 대기열로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많았다. 한 시간 이상 대기열을 기다려 접속했지만 오류로 튕기면서 다시 접속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위메이드가 지난해 11월 말에 정식 출시한 미르4도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상위 아이템에 부여된 낮은 확률, 사용한 컨텐츠에 대한 환불 거부 등에 대한 불만이다.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1월 출시한 '쿠키런: 킹덤'은 불안정한 서버와 버그·오류 등의 소비자 민원이 많았다.

이 외 조이시티, 웹젠, 네오위즈 등 중견 게임사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과금 유도가 지나치다는 지적과 콘텐츠 환불 거부, 이유 모를 계정정지 통보, 시스템 오류·버그 민원이 제기됐다.

◆ 중국산 양산형 모바일 게임 불만 급증, 과장 광고·현질 유도 불만 많아

올해는 중국산 양산형 모바일 게임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양산형 게임이란 상당수가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천편일률로 비슷한, 개성과 차별성이 없는 게임을 의미한다. 

이들 상당수는 성공한 모바일 게임을 베껴 제작하고, 연예인이나 유명 BJ를 섭외해 광고를 찍어 유튜브 등에 홍보한 뒤 시장에 내놓고 과금을 유도해 수익을 낸다. 이후 인기가 떨어지면 수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한다.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단기간에 적은 비용을 들여 개발되므로, 수많은 버그와 허술한 운영·관리가 고질병이 됐다. 실제 게임과 다른 허위·과장 광고와 유료 아이템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사행성 요소도 심각한 문제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개 중국산과 모바일, 삼국지형 게임에 집중돼 있으며 피해 경험이 오래 누적된 이용자들은 "게임 콘텐츠에 원보라는 단어가 사용되면 일단 걸러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산형 게임 민원은 특히 과금을 지나치게 유도한 후 돌연 서비스 종료를 통보하는 먹튀 행위에 집중돼 있다. 서비스 종료 안내 직전까지도 유료 컨텐츠에 대한 과금을 꾸준히 유도하는데 이 시기에는 서버 점검과 업데이트, 이벤트를 거의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운영으로 부실하게 관리하다 어느 날 갑자기 서비스 종료 일자를 통보한다.

먹튀 게임은 올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소비한 재화나 아이템은 환불을 해줄 수 없다. 법적으로 먹튀를 구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새로운 법을 제정하거나 기존법을 개정해 콘텐츠 이용자 현실에 맞는 구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10월 14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에게 먹튀게임 관련 제도 개선 계획을 질의하고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10월 14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에게 먹튀게임 관련 제도 개선 계획을 질의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서비스 종료를 예상하지 못하고 전날까지 과금하다가 다음 날 중단 소식을 전해듣고 허탈해한다. 게임에 들인 수백 내지 수천만 원의 돈은 물론 노력과 시간이 모두 휴지 조각이 됐다는 반응들이다. 일부 게임업체는 미사용한 컨텐츠를 환불해주지도 않고 잠적해 버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금을 지나치게 유도하고 갑작스레 서비스를 종료하는 먹튀 행태는 게임 산업의 고질적 문제다. 게임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 기획과 운영을 해야 하며 유저들이 소비자로서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를 확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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