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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 이모탈, 5900원으로 10만원대 재화 얻는 과금 어뷰징 횡행…업체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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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 이모탈, 5900원으로 10만원대 재화 얻는 과금 어뷰징 횡행…업체는 묵묵부답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12.2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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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대표 권이형)의 신작 모바일 게임 '이모탈'에서 5900원으로 10만9000원 상당의 재화를 얻을 수 있는 과금 버그와 어뷰징(Abusing)이 횡행해온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태를 뒤늦게 알게 된 이용자들은 진상 규명과 함께 지금까지 과금한 컨텐츠에 대한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업체 측이 1200원에 불과한 보상으로 단순 무마하고 관련 항의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게 유저들의 주장이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연 모(남)씨는 이모탈을 두 달여 이용해온 과금 유저로, 최근 불거진 과금버그 어뷰징 사태에 대해 업체에 책임을 묻고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이모탈은 엠게임이 지난 10월 22일 출시한 전쟁 RPG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다. PvE(Player Vs Environment)를 기본 구성으로 몬스터 사냥과 월드, 서버 대전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지난 5일 진행된 서버 대전은 이번 과금 어뷰징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서버 대전은 8개 서버 가운데 2개 서버를 각각 매칭해 하루동안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점수와 티어, 랭킹에 따라 대전에 참여한 개인은 물론 소속 길드와 길드원 모두 상당한 보상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연 씨가 소속한 A길드에서도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과금을 하며 1차 서버 대전을 준비했다. 이모탈에서는 일일 상품 구매횟수를 제한해놓고 있는데, A길드는 준비 기간 구매 가능한 컨텐츠를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구매했다. 길드원 한 명이 과금한 규모만 1000만 원에 달할 정도였다.

자신만만하게 서버 대전에 돌입했으나 결과적으로 A길드는 타 서버 B길드에 크게 뒤처졌다. A길드와 맞붙은 B길드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전투력을 크게 끌어올리며 승승장구했다. 비정상 수준으로 전투력이 높아진 점을 의심해 길드원들과 함께 고객센터에 어뷰징을 문의했으나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게 연 씨의 주장이다.

그러던 중 지난 14일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 '불량이용자 제재 안내'라는 공지 글이 갑작스레 올라왔다.

공지 글은 "12월 10일 오후 6시경 시스템 버그 악용으로 전투력을 비정상적으로 상승시킨 내역이 확인됐다"면서 "관련 패치와 함께 버그 악용 계정 19개를 영구 이용제한 조치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일부 유저들이 악용했다는 시스템 버그에 대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연 씨를 비롯한 많은 이용자는 공지를 접하고도 무슨 사태였는지를 인지하지 못했다. 
 

▲지난 14일에 이모탈 공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지 글
▲지난 14일에 이모탈 공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지 글
연 씨는 "과금버그 어뷰징으로 계정 영구정지를 당한 이용자들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게임 출시 당시부터 버그가 있었고, 그간 꾸준히 어뷰징을 해왔다고 언급하며 게임을 접었다. 많은 이용자가 대화 캡처 화면이 일파만파 퍼지고 나서야 사태를 인지했다. 아무리 돈을 써도 각종 랭킹과 전투력에서 계속 뒤처지는 원인을 뒤늦게 알고서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뷰징 유저들에 따르면 이번 과금버그는 1000원대 과금으로 10만 원대 컨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버그로 확인됐다. 5900원 상당의 컨텐츠를 결제하고 10만9000원 컨텐츠를 누르면 10만9000원의 컨텐츠가 들어오는 식이다.

연 씨는 "많은 유저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10분의 1 수준으로 과금을 하며 한 달 넘게 고가 컨텐츠를 이용해왔으나 영구정지 처분은 단 19개 계정에만 내려졌다"고 어이없어 했다.
 

▲이용자들이 오픈채팅방에서 게임 내 과금버그와 어뷰징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용자들이 오픈채팅방에서 게임 내 과금버그와 어뷰징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금버그 악용자 처분에 대한 항의 및 환불을 요구한 연 씨가 이모탈 운영진으로부터 받은 답변
▲과금버그 악용자 처분에 대한 항의 및 환불을 요구한 연 씨가 이모탈 운영진으로부터 받은 답변
이모탈 운영진은 "안내가 늦어진 점 거듭 사과드린다"는 원론적인 사과와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200다이아(1200원 상당)를 모든 이용자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연 씨를 비롯한 이용자들은 제대로 된 사태 규명과 함께 그동안 과금한 컨텐츠에 대해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정상 경로로 컨텐츠를 구매한 유저들은 비정상 경로로 컨텐츠를 구매한 유저들로 인해 그간 더 많은 과금을 해왔는데, 운영진은 1200원에 불과한 보상으로 무마하고 이외 항의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모탈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서 이번 과금버그 어뷰징 사태에 대해 이용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이모탈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서 이번 과금버그 어뷰징 사태에 대해 이용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엠게임 측은 서비스 초반부터 과금버그를 악용한 이용자가 발생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용자들과 소통하면서 선량한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엠게임 관계자는 "12월 10일자로 버그 악용을 다른 유저들에게 종용하는 유저들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사실을 확인한 즉시 패치를 했고, 전수조사를 통해 우선 19명의 계정을 이용 정지했다. 또한 죄송한 마음으로 보상 차원에서 200다이아를 모든 유저에게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도 관련 전수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버그를 악용한 이용자가 적발될 경우 그에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피해를 보는 유저들이 없도록 앞으로도 계속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하는 '콘텐츠 이용자 보호 지침' 제26조에 따르면 게임사는 이용자가 원활하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버다운, 기술적 오류 등에 대비한 설비를 구축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정이 가이드라인일 뿐이며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게임사들의 미숙한 운영과 버그로 인한 피해를 근거로 한 환불은 현행법에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게임사들은 업체의 귀책 사유로 버그 등이 발생해 이용자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된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만 환불과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미 사용한 컨텐츠에 대한 환불은 불가하다. 업체에서 회사 귀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유저 스스로 자료를 확보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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