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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제약바이오, 올해 경영목표 돌아보니…셀트리온‧유한‧삼바 '웃고' GC녹십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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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제약바이오, 올해 경영목표 돌아보니…셀트리온‧유한‧삼바 '웃고' GC녹십자 '울고'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12.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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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 올 한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시무식과 신년사, 정기 주주총회, CEO 취임식 등을 통해 제시된 경영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했는지 주목된다.

셀트리온(대표 기우성)과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신약개발 부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림)는 경영실적 측면에서 특히 의미있는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종근당(대표 김영주)도 활발한 코프로모션과 허가·수출 등으로 목표달성에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 셀트리온, 렉키로나 허가와 상장3사 합병 추진 등 제시목표 이행 '착착'
 
셀트리온은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큰 틀 아래 제시한 올해 목표들을 거의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앞두고 있는데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6일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두 지주사를 합병하면서 단일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허가받겠다는 목표는 애브비의 휴미라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유럽의약청(EMA)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로 완료했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도 국내와 미국, 유럽 등에서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글로벌 허가도 줄줄이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2월 조건부 허가 이후 약 7개월여 만인 9월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유럽, 페루, 호주 등에서도 정식 품목허가와 조건부 허가,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졌다.

유럽과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주요 제품군인 램시마와 트룩시마는 오리지널을 상회하는 점유율을, 허쥬마는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램시마는 미국시장 점유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 헬스케어(Symphony Healthcare)에 따르면 램시마 미국 점유율은 올 3분기 기준 21.2%로, 최근 1년간 11%포인트 상승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견조한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차세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글로벌 임상도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유한양행, 렉라자 허가 이어 '넥스트 렉라자' 개발 충실…신사업 진출 '속도'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국산신약 '렉라자' 허가로 완성했다. 3세대 EGFR 표적 항암제 '렉라자'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승인을 올해 1월에 획득해 국산신약 31호의 탄생을 알렸다.

렉라자는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전임상 직전 단계 신약 후보물질로, 물질 최적화·임상 등을 거쳐 개발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 성과라 할 수 있다. '넥스트 렉라자' 개발 목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현재 NASH(비알코올 성지방간염), 알레르기, 비만, CNS(중추신경계) 등 30여 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국내외 유망 벤처기업·대학과의 공동 연구개발과 투자로 R&BD(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와 성균관대, 인제대,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과 이뮨온시아, 메디오젠, 소렌토테라퓨틱스,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이프릴바이오 등과 관계를 맺고 있다.

신사업도 올들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지앤티파마가 개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제다큐어'를 지난 달에 론칭하며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지난 7월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완성한 와이즈바이옴(Y's BIOME) 브랜드를 출시하며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진출했다. 치과 임플란트·의료기기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한양행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욱제 사장은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6년까지 연매출 4조 원과 영업이익 8000억 원을 올려 전 세계 50대 제약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예상 연매출은 전년에 비해 6.3% 늘어난 1조7211억 원,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696억 원으로 분석됐다. 오는 2023년 예상 연매출은 2조467억 원, 영업이익은 1471억 원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사업 대박으로 실적 껑충…ESG 투자확대 눈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2년새 매출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AZ), 모더나, 그린라이트, GSK 등과 계약을 맺고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위탁생산(CMO)해 공급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연매출은 1조5616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4%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9년 연간 매출(7016억 원)의 두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550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2030년 글로벌 톱티어(Top tier) 바이오 기업 도약이라는 비전을 공표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존림 대표가 언급한 목표와도 일치한다.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오른 존림 사장은 정기주총에서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로 사업영역을 신약개발로 확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한 '라이프사이언스 펀드(SVIC54호 펀드)'에 495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망 바이오·헬스케어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혁신 벤처기업을 발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SH(환경·안전·건강) 경영 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처음으로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제약바이오 업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사업장을 구현했으며 독립된 ESG 위원회를 둬 지배구조 투명성을 보다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지속가능 경영의 기반도 마련해 올해 제시한 주요 경영목표를 절반 이상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 종근당, 코프로모션과 신약 R&D 활발…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 3상도 순항

올해 종근당은 신약 연구개발을 통한 '성장동력 발굴'과 '스마트경영 구축'을 경영목표로 제시하고, 자체 개발한 의약품과 도입한 신약 판매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목표 아래 올해도 의미있는 경영 성적표를 거머쥘 전망이다. 2년 연속 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가 유력시되며 3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영업이익은 제약업계(바이오 제외) 최고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종근당의 올해 예상 연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2.4% 늘어난 1조3340억 원,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116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모튼·텔미누보·타크로벨 등 자체 개발한 의약품과 자누비아·케이캡·프롤리아·리록시아 등 코프로모션을 통해 도입한 오리지널 신약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꾸준히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종근당의 실적 성장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더 큰 성과를 확보하는 'R&D 선순환 구조'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 주효했다. 80년간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쌓아올린 국내 영업 노하우와 네트워크,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도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R&D 파이프라인은 합성신약과 개량신약, 바이오신약, 바이오시밀러 등 전 부문에 걸쳐 있다. 창립 이래 첫 바이오 신약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와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CKD-510, 약물 재창출을 통해 중증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나파모스타트)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 GC녹십자, IVIG 10% FDA 허가지연·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상업화 포기...경영목표 달성 실패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고농도 혈액제제인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 IVIG-SN 10%)'의 미국 식품의약청(FDA) 시판허가와 '헌터라제 ICV' 일본 허가, 3세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중국 허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로 개발한 '지코비딕주'의 식약처 조건부 허가 등을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헌터라제 ICV와 그린진에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GC녹십자는 작년 GC5107 북미 3상을 완료하고 올해 2월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FDA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FDA 허가검토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2월경 FDA 정식 판매허가가 예상되고 있다.

과거 GC녹십자는 GC5107보다 낮은 순도의 자사 혈액제제 'IVIG-SN 5%'에 대한 FDA 허가 불발로 미국시장 진출 실패를 겪은 바 있다. 2015년 녹십자는 IVIG-SN 5% 시판승인을 신청하고, 두 달 후 FDA 예비심사를 통과해 이르면 2016년 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FDA로부터 여러 차례 제조공정 관련 자료 보완을 지적받으며 허가 일정이 수년간 지연됐다. 결국 IVIG-SN 5% 미국 진출을 포기하고 GC5107로 미국 시장에 재도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약물 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혈장치료제로 개발한 '지코비딕주'는 지난 6월 허가신청을 자진 취하하며 상업화를 포기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코비딕주 조건부 허가 신청을 철회했다. 제출된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GC녹십자 측은 당시 "식약처의 권고사항이 혈장치료제 한시적 역할의 일몰을 의미한다면 당사는 품목 허가를 위한 당면 과제에 급급하지 않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GC녹십자는 이외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연구개발비는 113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전년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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