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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 1년, 디지털화·ESG경영 괄목 성과...금융지주 4위 탈환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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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 1년, 디지털화·ESG경영 괄목 성과...금융지주 4위 탈환은 숙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1.0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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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취임한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디지털 금융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며 1년차 임기를 무난하게 마쳤다는 평가다. 

경영실적에서도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다만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순이익 증가폭이 작아 '금융지주 4위' 자리는 1년 만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에 취임했지만 그 해 11월 김광수 당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에 선임되면서 지난해 1월 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농협금융지주 초대 회장이었던 신충식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 내부 출신 회장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를 통해 ▲위기대응 역량 강화 ▲고객신뢰 확보 ▲수익센터 역할 충실 ▲사회적 책임 강화 ▲디지털금융 강화 ▲글로벌 시장 개척 등 다양한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 디지털 시스템 안정 위해 5000억 원 투자...'탈석탄 선언' 등 ESG 경영 확대

손 회장은 지난 2015년 농협은행 스마트부장 재직 시절 금융권 최초로 오픈 API를 상용화해 디지털 혁신을 이끈 주역이다. 농협 내 대표적인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이 때문에 손 회장 취임 당시에도 디지털 금융 강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디지털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농협은행(3200억 원)과 농협생명(484억 원), NH투자증권(469억 원) 등 약 5000억 원을 IT부문에 투자하는 등 디지털 금융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손 회장은 계열사의 디지털 혁신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우수 조직과 임직원을 격려하는 현장 경영에도 힘을 주었다. 손 회장이 매달 계열사 중에서 디지털 추진 우수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고객들의 의견을 청취해 디지털 금융 전략에 반영하기도 했다. 
 

▲ 농협은행 인공지능(AI) 은행원
▲ 농협은행 인공지능(AI) 은행원

특히 농협금융은 올해 1월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AI) 은행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AI 행원은 3개월 연수와 수습과정을 거쳐 향후 SNS를 통한 고객 소통 업무를 담당할 예정인데 농협금융 측은 AI행원에 대한 고객 반응을 보고 다른 계열사로 AI직원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의 ESG 경영도 지난해 손 회장 취임 후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2월 취임 후 처음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탈석탄 선언'을 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농협금융은 출범 이후 계열사들의 PF·회사채 투자 등 석탄금융 투자 금액만 무려 3조5498억 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손 회장의 ESG 경영 강화 방침이 반영됐다.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와 'ESG전략협의회'가 신설돼 ESG 경영의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졌고 신임 사외이사로 환경 전문가인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선임했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비상장사로서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ESG 경영 성과가 담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지만 손 회장 취임 후 발간을 결정하면서 대외적으로도 ESG 경영 확대를 천명하기도 했다. 

◆ 역대 최대 실적에도 '금융지주 4위' 빼앗겨...재탈환 과제 남아 

경영실적 차원에서도 손 회장은 무난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3분기까지 농협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4.9% 증가한 1조8247억 원으로 금융지주 출범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최고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이익 증가율은 아쉬운 대목이다.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92.8% 증가한 2조1983억 원으로 농협금융지주를 3736억 원 차이로 제치고 금융지주 4위에 올랐다. 농업지원사업비 반영전 실적에서도 우리금융지주가 1399억 원 앞선다. 
 

▲ 지난해 3분기까지 농협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 1조8247억 원을 거두며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순이익이 가장 적었다.
▲ 지난해 3분기까지 농협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 1조8247억 원을 거두며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순이익이 가장 적었다.

우리금융지주 순이익의 80% 이상 차지하는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사태 및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충당금 이슈가 해소되면서 실적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년 대비 농협은행의 이익 성장폭이 다른 은행에 비해 작았고 증권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7425억 원에 달했지만 농협금융이 지분 49%만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을 감안한 실적 기준으로 산정하는 농협금융지주 실적에는 적게 반영된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손 회장도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농협금융 모든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을 위해 계열사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은 더욱 강화해 나가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를 통해 약 1조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올해 농협은행의 자본적정성 향상 및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손 회장도 지난 3일 밝힌 신년사를 통해 "중앙회로부터 자금을 출자받게 되면서 농협금융 계열사는 자본확충을 통한 질적성장으로 시장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범농협 수익센터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농업·농촌과 지역 농축협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한다"고 수익성 확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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