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 주인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쌍용차의 신작에는 어떤 감성이 담겨 있을까. 13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파주 일대를 왕복하는 시승코스로 렉스턴 스포츠&칸을 체험했다. 시승차량은 최상위 트림 익스페디션이다.
외관이 엄청나게 크다는 느낌이다. 제원을 보니 실제 그렇다. 전장만 5405mm로 현대차 ‘스타리아(5270mm)’보다도 길다. 적재공간 데크의 길이만 1610mm, 너비 1570mm, 높이 570mm로 적재량이 총 1262ℓ에 달한다. 적재 가능 무게는 최대 700kg인데 소비자 취향에 따라 스펙 선택도 가능하다.
픽업트럭이지만 편의사양도 꽤 신경 쓴 티가 난다. 고급 나파가죽을 시트에 입혔고 9인치 센터패시아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서비스 지원 가능하다. 12.3인치 계기판에도 내비, 연비, 주행 데이터 등 다양한 기능을 버튼 하나로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공기정화를 위해 터널 진입 시 창문이 열려있으면 자동으로 닫고 환기를 돕는다. 경쟁 수입 픽업트럭 모델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기만 해도 거대한 느낌이 드는 만큼 시승 출발지였던 타임스퀘어 지하 5층에서 지상으로 향할 때는 살짝(?) 긴장도 됐다. 다행히 접촉은 없었지만 대형 차량 운전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면 불안할 수 있겠다.
시트는 고급 나파가죽을 사용했는데 신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지만 픽업트럭 차량에서 이런 시트 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의외의 만족감을 준다. 2열까지 열선 시트가 적용됐고 통풍 시트는 1열에만 있다. 높은 시트 포지션으로 전방이 탁 트여 운전하기에도 편하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볼 때 주행 성능은 꽤 현대적이다. 수입 픽업트럭에도 없는 중앙차선유지보조, 차선유지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하차·거리 경고, 부주의운전경고 등 주행 보조 시스템만 16가지가 탑재됐다. 차가 커서 선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있는데 핸들이 경고음과 함께 자동으로 제자리로 돌려준다.
스티어링 휠도 조향감이 달라진 느낌이다. 차체에 비해 꽤 가벼운 느낌이 드는데 R-EPS(전동식 파워트레인) 방식이 적용돼 속도에 맞춰 무겁게 반응하기도 한다. 고속 주행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가속력은 픽업트럭인 만큼 초반부터 빠르게 달려나가긴 어렵다. 데크에 짐이 실려있다면 초반에는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픽업트럭은 빠르게 달리기 위해 타는 차량은 아니다. 여기에 속도가 붙으면 일반 SUV 못지 않은 가속력이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자주 쓰는 기능 중 하나인 차량 간격 유지 기능이 없다. 워낙 차가 거대한 만큼 차선ㄴ 유지 간격만큼이나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싶은데 이 부분은 아쉬웠다. 사륜, 이륜구동도 도로·눈길·오프로드 등으로 구동 가능하나 기자는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느껴보지 못했다.
픽업트럭 중 가장 저렴한 수준에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되면서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