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을 사서 VIP 고객이 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백화점 입장에선 비용이 증가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내 연간 거래 실적은 VIP 가입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정 수준의 연간 구매 금액을 채운 뒤 백화점 측에 가입 신청을 하는 식이다. 우수 VIP 가입 고객들은 ▲상품 할인 혜택 ▲전용 라운지 이용 ▲전용 주차장 이용과 발레파킹 서비스 ▲기념일 기프트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보복 소비 등으로 백화점 이용 빈도가 늘면서 일부 젊은 층 고객을 중심으로 이용 실적, 이른바 마일리지 부정 거래가 횡행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거래 사이트에서 ‘백화점 실적’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거래 요청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거래는 신세계 백화점, 현대 백화점, 롯데 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등 주요 업체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었다.
거래는 대리 적립자가 특정 금액 이상의 상품을 결제한 뒤 그에 대한 실적을 구매자의 휴대폰 번호에 대신 적립하고 수고비를 받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예컨대 실적 구매자가 2000만 원의 구매 실적을 3% 조건으로 산다면, 대리 적립자가 백화점에서 2000만 원 어치의 구매 실적을 대신 적립해주고 3%인 60만 원가량을 받는 셈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실적 구매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VIP에 가입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현재 신세계 백화점, 롯데 백화점, 현대 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은 공통적으로 VIP 선정 제외 기준에 ‘부정 적립’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기준에 대한 상세 내용은 업체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특정 브랜드에 구매·적립이 편중된 경우 ▲구매 취소 금액과 건수가 과다할 경우 ▲다수의 고객이 특정 고객 카드를 공유해 매출을 적립하는 경우 등으로 유사했다.
백화점 업계는 부정 적립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적 거래글이 올라온 커뮤니티에 직접 접속해 자제 요청을 하거나 VIP 가입 여부를 심사할 때 이상 거래 내역을 모니터링 하는 식이다.
그러나 규정 위반 행위를 적발해내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구매 내역이라는 게 고객의 개인 정보와 연관돼 있는 만큼 이를 일일이 들춰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거래 내역에 특이점이 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심증이 될 수 있을 뿐,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기에 이를 기반으로 VIP 가입 신청을 완강히 거절하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