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12월 3일 편의점 택배를 예약한 후 5만 원짜리 물품을 발송하려 했다. 연말을 앞두고 택배 이용 고객이 많아져 대기 줄이 길었다고. 그러다가 택배 송장 출력 기기에 용지가 걸렸고, 20분 넘게 기다리다가 점주에게 언제 되냐고 묻자 “보낼 물품을 두고 가라”며 대뜸 물품을 빼앗았다는 게 김 씨 주장이다. 김 씨는 “자주 가는 편의점인데 점주가 유독 택배 관련해서만 성질을 내 기분이 나쁘다”며 “편의점 택배가 편리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건데 점주가 물품도 함부로 다루고 이용을 하든 말든 나몰라라식이라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택배 파업으로 인해 편의점 택배 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점주가 택배를 거부하는 등 무성의한 서비스가 많아 소비자 불만이 들끓고 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 택배 이용 시 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극히 적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편의점 업계 TOP2인 GS25와 CU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S25 ‘반값택배’ ▲CU ‘CU끼리’라는 이름으로 자체 배송기사를 활용해 지점에서 지점으로 물품을 배송해준다.
택배 노조 파업으로 배송 차질 문제가 많아지면서 편의점 자체 택배 이용 고객은 더욱 늘고 있다. GS25의 작년 한 해 '반값택배' 거래 건수는 총 600만 건 이상으로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한 달에만 50만 건 이상의 택배가 발송된다. 지난 1월 CU의 'CU끼리' 택배 거래 건수는 전월(12월) 대비 30.7% 늘었다.
하지만 편의점 택배 시장이 커지는 만큼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공간 협소 등의 이유로 택배를 맡아줄 수 없다며 거부하는 점주가 많다는 거다. 소비자들은 택배 서비스가 가능한 지점인데 택배를 거부당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려 편의점에 방문했다가 점주로부터 불친절을 겪었다거나 퇴짜를 맞았다는 글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점주가 택배를 거부하거나 불친절한 이유가 수익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편의점 자체 택배 이용 시 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는 건당 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저도 본사와 나누고 나면 극히 적은 마진이라는 거다.
GS25 관계자는 “택배 서비스를 신청한 점포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인데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편의점 택배 서비스의 이점은 방문한 고객들이 다른 물품들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CU 관계자는 “점포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택배 서비스에 대한 안내는 점주들에게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자체 택배는 일반 택배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점주에게 돌아가는 건당 수수료가 적지만, 단골 고객 확보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고객을 홀대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