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포토뉴스] 호텔·리조트 가리지 않고 '위생' 불량...침대 위에 바퀴벌레, 쓰레기통엔 콘돔이 그대로
상태바
[포토뉴스] 호텔·리조트 가리지 않고 '위생' 불량...침대 위에 바퀴벌레, 쓰레기통엔 콘돔이 그대로
숙소 환불도 희박...중개플랫폼 역할 제한적
  • 송민규 기자 song_mg@csnews.co.kr
  • 승인 2024.09.01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강원도에 위치한 한 리조트를 찾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잠을 자다 새벽 2시쯤 화장실을 가려고 불을 켰는데 침대 위로 바퀴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프론트에 항의했더니 바퀴벌레 살충제를 들고 와 뿌린 뒤 돌아갔다. 김 씨는 혹여 벌레가 또 나올까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날이 밝은 뒤 객실장에게 항의하자 관리자가 입원 중이라며 직접 통화하라고 떠넘겼다. 김 씨는 "관리자와 통화해도 '내용 잘 들었다. 다음에 관리 잘하겠다. 입원 중이라 전화를 끊겠다'고 할 뿐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가 묵은 리조트에서 잡은 바퀴벌레
▲김 씨가 묵은 리조트에서 잡은 바퀴벌레

# 출장 때문에 수많은 숙소를 다녀봤다는 곽 모(여)씨는 인천의 한 4성급 호텔은 이제껏 경험한 곳 중 '최악의 숙소'라고 평가했다. 체크인하고 간 방은 청소가 안 돼 있을 뿐더러 냉장고에는 마시던 물이 그대로 있었다. 화장실 곳곳에도 곰팡이가 슬어 있어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곽 씨는 "청소를 두 번이나 요청했지만 쓰레기통도 비우지 않았고 시트도 갈지 않더라"며 기막혀했다.
▲숙소 침대 시트가 오염돼 있는 상태
▲숙소 침대 시트가 오염돼 있는 상태

#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윤 모(여)씨는 지난달 3일 숙박앱을 통해 경기 구리시의 한 숙박업소에 방문했다가 위생 상태에 깜짝 놀랐다. 윤 씨가 들어가 불을 켜자마자 침대보와 이불이 오염된 게 눈에 띄었고 화장실도 지저분해 청소했다고 믿기 어려웠다고. 윤 씨는 “위생을 지적하니 업체서 나가라며 되레 화를 냈다. 리뷰에서는 좋은 평가만 남아 있어 이렇게 더러울 줄 몰랐다”고 황당해했다.
▲숙소의 침구 곳곳에 알 수 없는 오염물이 묻어 있다
▲숙소의 침구 곳곳에 알 수 없는 오염물이 묻어 있다

# 서울시 노원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숙박앱을 통해 예약한 숙소 쓰레기통에서 위생용품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방에 들어선 지 10분도 안 돼 바퀴벌레를 발견해 항의하자 다른 방을 내줬는데 그 방에는 쓰레기통에 사용한 콘돔이 있었다. 김 씨는 "이런 곳에서 묵을 수 없어 업소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해주지 않았고, 플랫폼 측도 양쪽 의견이 다르다며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씨가 숙박한 곳에서 벌레(왼쪽)와 보건 위생용품이 발견됐다
▲김씨가 숙박한 곳에서 벌레(왼쪽)와 보건 위생용품이 발견됐다

# 서울시 양천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7월 숙박앱에서 예약한 숙소에서 잇따라 나오는 벌레 때문에 기겁했다. 이 씨는 오후 3시 체크인 시간에 맞춰 방문했지만 청소가 완료되지 않아 저녁을 먹고 온 뒤 방에 들어갔다. 깨끗할 거라고 기대했으나 침구에는 물론 벽과 천장까지 군데군데 벌레가 붙어 있었다. 이 씨는 “프런트 담당자는 내가 벌레를 데리고 들어왔다더라”며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억울해했다
▲침구에 벌레(왼쪽)가 기어다니고 천장에도 벌레가 붙어 있다
▲침구에 벌레(왼쪽)가 기어다니고 천장에도 벌레가 붙어 있다

# 인천에 사는 공 모(여)씨는 지난 6월 숙박앱에서 구매한 숙소에 방문했다가 낭패를 봤다. 처음 배정받은 방은 누군가 사용한 흔적이 전혀 정리가 안 돼 있었고, 다시 배정받은 받은 담배냄새에 절어 있었다. 공 씨가 항의해 다시 배정된 방은 침구에 점처럼 군데군데 오염돼 있었다. 공 씨는 "20분 사이에 방을 세 번이나 바꿨는데도 모두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숙박업소에서는 이미 입실시간이 지나 환불해 줄 수 없다"더라고 답답해했다.
▲공 씨가 방문한 숙소 침구에 얼룩이 남아 있다.
▲공 씨가 방문한 숙소의 침구가 오염된 상태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소 종류를 가리지 않고 위생 상태가 불량해 불편했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제기된 불만을 분석한 결과 특히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휴가철에 이같은 사례가 집중됐다.

최근에는 야놀자, 여기어때, 아고다,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에어비앤비 등 숙소예약 플랫폼을 이용해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다 보니 주로 이들 플랫폼 측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호텔, 리조트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드물지 않았다.

▲객실에서 바퀴벌레 등 벌레를 본 경우는 허다했고 ▲청소가 안 돼 쓰레기통에 위생용품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 있거나 머리카락과 먼지 등 뭉치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침구의 얼룩이나 지저분한 화장실 등은 주관적인 부분인 탓에 소비자와 숙박업소 간 갈등도 더 컸다.

소비자가 위생 상태를 지적하며 방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해도 업주가 이를 거절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소비자들은 숙소예약 플랫폼 측에 도움을 청하지만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불만의 화살이 이들에게 향하곤 했다.

국내 숙박플랫폼 업체들은 중개업체로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환불을 고집하고 업주가 거부하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조정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대표 숙박플랫폼 업체 측은 “중개플랫폼이 업주의 의견과 다르게 강제로 환불을 진행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대한 원만한 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국내 숙박플랫폼 관계자도 “플랫폼 입장에선 소비자뿐 아니라 숙박업소도 고객이라 소비자와 업주 모두의 눈치를 모두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