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총보수가 낮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자산운용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총보수를 인하하며 밸류업 ETF 출시 초기부터 수수료율 경쟁에 나서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규 상장된 밸류업 ETF 12종 중 가장 총보수 수수료가 낮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리아밸류업'과 KB자산운용 'RISE 코리아밸류업'으로 각각 0.008%였다.
이어 한화자산운용 'PLUS 코리아밸류업'과 키움투자자산운용 'KOSEF 코리아밸류업'이 0.009%, 삼성자산운용 'KODEX 코리아밸류업'은 0.0099%였다.
밸류업 ETF 중 총보수 수수료가 가장 높은 상품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로 0.8%였다.
총보수는 ETF 상품 운용 과정에 필요한 비용을 합한 것으로 ETF의 대표적인 수수료다. 여기에는 운용보수(집합투자업자보수), 지정참가회사보수, 신탁업자보수, 일반사무관리회사 보수 등이 포함된다.
총보수 중 자산운용사에 지급되는 운용보수의 경우 한화자산운용 'PLUS 코리아밸류업'이 0.0005%로 가장 낮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리아밸류업'과 KB자산운용 'RISE 코리아밸류업'이 0.001%로 뒤를 이었다.
밸류업 ETF는 한국거래소가 개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로 시가총액 기준 400위 내 기업 중 수익성, 주주환원, PBR(주가순자산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고려해 선정한 100개 종목에 투자한다.
밸류업 ETF 출시를 앞두고 자산운용업계는 총보수 인하에 나섰다. 당초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리아밸류업'의 총보수는 0.09%였으나 출시에 앞서 이를 0.008%로 낮췄다. KB자산운용도 'RISE 코리아밸류업' 총보수를 0.01%에서 0.008%로 인하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밸류업 ETF 총보수를 0.09%에서 0.0099%로 낮췄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총보수를 0.15%에서 0.09%로 인하했다. 한화자산운용도 0.23%에서 0.009%로 총보수 인하 경쟁에 동참했다.
자산운용업계는 밸류업 ETF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총보수 인하로 투자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메리트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가 수익을 덜 가져가더라도 투자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밸류업 ETF 총보수를 낮췄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밸류업 투자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밸류업 ETF 상품별 다양성이 부족하다 보니 운용사마다 총보수 인하로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12개 밸류업 ETF 중 9개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다. 펀드매니저의 운용을 통해 기초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 ETF는 3개뿐이다. 분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재투자하는 TR(Total Return) ETF도 신한자산운용의 'SOL 코리아밸류업TR' 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서로 비슷한 ETF를 내놓고 보수 경쟁에만 나서는 모습이 밸류업 ETF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자본시장 개선을 위해 등장한 밸류업 ETF에서도 단순한 보수 싸움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