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 선정 후 대신증권은 신용공여 확대를 통한 수익 증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사업 확대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초대형 IB(투자은행) 진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8일 열린 제22차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24일 개최되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안건을 최종 의결하면 대신증권은 국내 10호 종투사가 된다.
종투사는 중소기업 창업과 성장 지원,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행 시 종합적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형 증권사를 투자은행으로 육성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지정요건은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 원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2300억 원을 확보하며 종투사 지정요건을 달성했다. 이후 지난 11월 금융위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했다.
종투사와 비종투사 간의 실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입을 통해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 사업 다각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되며 헤지펀드에 대출, 자문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단기적으로는 이자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이미 이자수익이 꾸준히 증가 추세인 가운데 종투사 선정 이후 더욱 넉넉한 신용공여 한도를 통해 이자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음은 물론 기업고객 확보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29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4분기 실적을 더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자수익 3000억 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투사 지정을 통해 사업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IB(기업금융) 강화를 비롯한 사업 다각화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에 강세를 보여온 부동산 PF 이외에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등 전통IB 강화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입 준비를 위해 지난해 말 기업금융부문을 기존 1개 담당에서 2개 담당으로 늘리고 PF 부문도 확대 개편하는 등 IB 부문 조직 확대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9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신규 사업 준비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3월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의 지분 90%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1월 코스콤과 '토큰증권 플랫폼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토큰증권(STO)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향후 사업 확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초대형 IB 인가도 목표로 삼고 있다. 자기자본 4조 원을 돌파해 초대형 IB 자격을 획득한 증권사는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후 움직임에 대해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한 사업 영역이 확대돼 신규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게 된다"며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 가속화와 신규 사업 개척에 힘쓸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