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야놉스크는 올해도 9월12일을 임신의 날로 선포하고 그날 만큼은 직장인들이 가정에서 `아이 낳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특별 휴가를 얻은 커플들이 정확히 9개월 뒤 러시아 독립기념일인 6월12일에 맞춰 출산을 희망한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그 날 아이를 낳게 되면 현금은 물론 차와 냉장고 등 푸짐한 상품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이 제도를 실시한 이후 꾸준히 `경쟁자' 수가 늘고 있고 출산율도 다소 증가했다.
대도시가 아닌 모스크바에서 약 800km 떨어진 지방에서 이 같은 이벤트를 하는 것은 역시 정부의 인구증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지구 표면적의 7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는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억 4천100만여 명으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국가중 하나다.
90년 이후 낙태가 인구 조절 수단이 되면서 인구는 급격히 줄기 시작했고 매년 약 0.5%포인트가 감소하고 있다.
2004년의 경우 출산율이 여성 1명당 1.17명 꼴로 1990년에 비해 두배 이하로 떨어졌는데 인구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최소 2.4명은 돼야 인구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감소세가 지속되면 2050년 러시아 인구는 1억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 위기'라면서 인구 증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자녀 이상을 갖는 가정에 현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가 하면 2명 이상의 아이를 출산한 여성들은 자녀 교육비와 생활 여건 개선비 등으로 1만 달러 가치가 있는 증서를 받게 된다.
또 러시아 정부는 입양 가정에는 매달 최고 166달러를 지원하도록 의회에 요구해 놓은 상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