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사는 전 모(여)씨는 5월 초 회사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땅콩크림빵을 구매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퇴근하면서 저녁으로 먹기 위해 구입한 것인데 집에 도착해서야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발견했기 때문. 빵에 표기돼 있는 유통기한은 5월5일로 하루가 지나있었다. 전 씨는 마트에 연락해 이 사실을 알렸지만 사과의 말 한 마디도 없이 ‘가지고 오면 교환해주겠다’고 할 뿐이었다. 전 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먹었으면 탈이 날 수도 있는 건데 ‘그럴 수 있다’는 식의 반응이라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며 “고작 3천 원 돌려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업체 측 태도가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인천시 중구에 사는 고 모(여)씨도 같은 일을 겪었다. 집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근처에 있는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유통기한 지난 상품이 종종 발견됐다고. 지난 4월에도 편의점서 마요네즈를 구입했는데 유통기한이 2월22일로 한참 지나있었다. 참다못한 고 씨가 직접 편의점을 찾아가 화를 내니 ‘그 상품만 발견을 못했다’고 둘러댈 뿐이었다. 고 씨가 라면‧과자 등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몇 개 더 찾아내니 그제야 바빠서 오늘만 유통기한 체크를 못했다며 사과했다. 고 씨는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팔았는데 항의하니 까칠한 사람 취급을 하더라.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바로 잡고 싶다”고 털어놨다.

최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걸러지지 않고 판매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해, 유통기한이 지나 상한 식품을 섭취한다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관리가 어려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뿐 아니라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프랜차이즈 편의점과 슈퍼마켓과 같은 소형 유통업체에서도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구입했다는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뒤늦게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항의하더라도 업체 측이 ‘오늘 바빠서 관리를 못한 것일 뿐’이라며 단순 실수로 취급하기 일쑤다. 보상 역시 동일 상품 교환이나 구입가 환불이 전부다.

◆ 영업정지, 과태료 등 징계...'식품이력제' 전면 도입 필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구매했다면 제조 및 판매업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할 구청 또는 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 ‘1399’에 신고할 수 있다.

식품위생법 3조(식품 등의 취급), 42조(품질관리 및 보고), 44조(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등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경과된 식품 등을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진열‧보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영업정지 및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영업규모나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의 수량, 원인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식품제조가공영업자, 식품접객업자일 경우 영업정지 15일, 식품판매업자일 경우 영업정지 7일, 이외에 과태료 30만 원이 부과된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조리하는 경우, 예를 들어 유통기한이 지난 토마토 등으로 소스를 만드는 행위는 가중처벌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폐기용, 처리용이라고 명확하게 공지하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으며 신고 후 일정 기간 동안 업체 측에 소명기회를 주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편의점에서 관리하는 제품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며 “최근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아예 계산 자체가 되지 않도록 식품이력제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에게 피해가 최대한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품이력제(타임바코드)는 편의점의 즉석식품, 신선식품에 한해 적용되고 있다.

지난 4월중순경 NC백화점에서 유통기한 20여 일이 지난 식품을 판매해 소비자가 고발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으며 롯데마트 고양점도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 판매로 인해 과징금 처벌이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5월19일에는 제천에 위치한 롯데슈퍼에서도 유통기한이 하루가 지난 냉장 부대찌개를 판매해 구설수에 올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