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을 앓고 있는 딸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선량의 아버지’의 이미지로 방송을 하고 책을 쓰며 기부금을 모아왔던 사람이 여중생 살인자로 모습을 드러낸 끔찍한 사건 때문이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가학적 성도착증에 아내를 앞세운 성매매 알선까지 매시간, 매일 놀라운 소식들이 공개됐다. 점점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 앞에 사람들은 기겁했다.
무엇보다 그가 그런 행태를 벌이면서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었던 배경에 장애인으로 등록돼 받은 정부지원금과 딸 치료비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사람들은 허탈함을 넘어서는 분노를 느껴야 했다.
어금니 아빠 사건이 좀 잠잠해지나 했더니 유명 연예인이 기르는 개에 물려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또 다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목줄을 하지 않은 프렌치불독이 엘리베이터에 진입해 사람을 무는 CCTV영상이 공개됐고 견주의 무책임을 질타하는 비난이 쏟아졌다. 사망자의 몸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직접적 사인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논점이 옮겨지고 있는 듯싶지만 외출 시 목줄을 한다는 기본을 제대로 지켰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두 사건을 지켜보면서 가장 우려되는 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불신’의 기운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을 기대하고 나눔의 행복을 느껴왔던 수많은 기부자들에게 어금니 아빠 사건은 커다란 배신감을 안겨줬다. 일반 서민들이 십시일반 모았던 후원금 무려 13억 원이 결국 범죄자의 호위호식에 사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디에 쓰일지 몰라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의심은 더욱 깊어졌다.
한일관 대표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후속 기사들 역시 불안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마치 모든 개들이 인간들에게 위협이 되는 맹수인 것 마냥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
유명한 동물조련사가 ‘과거 모든 개들은 입마개를 해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었다고 뉴스가 보도되자 당사자가 곧바로 “펫티켓(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에티켓)을 이야기 한 것이 와전됐다”고 오보에 대한 반박문을 내야 할 만큼 연일 시끄럽다.
어쨌거나 지금은 반려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위해성을 가진 동물을 키우는 잠정적 범죄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반려인 대 비반려인으로 뚜렷하게 편이 갈리는 듯한 분위기라 소형견과 생활하는 반려인 중 한사람으로써 행동 하나하나가 어느 때보다 위축되고 조심스럽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사건들이 잠시 들끓는 분노와 불안감 조성에 그치지 않고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실 반려견과 산책할 때마다 욱~하는 상황이 한둘이 아니다. 세상 전체를 반려견의 화장실로 만들어 버리는 일부 견주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이다.
방치된 개똥을 밟을 확률이 가장 높은 건 바로 내 반려견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이로 인해 비반려인들이 느끼게 될 혐오와 반감이 결국 모든 반려견과 견주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돌아오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산책 중 목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산책을 시키는 견주들을 만날 때마다 “당신이 잠깐 허락한 이 자유로움이 결국은 더 큰 자유를 막는 족쇄가 될텐데...”라고 생각한다.
개들이 가장 좋아할 산책로나 휴양림, 국립공원 등은 모두 출입금지 지역으로 묶여 있다. 기본적인 규정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여전히 출입자격을 논할 수조차 없는 게다. 반려인이라면 분명히 반성하고 달라져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두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는 일부 여론은 논점이 흐려질 정도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기부문화와 반려문화에 대한 막무가내 식 반감이 극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이런 사건들을 통해 드러난 허술한 제도와 규정을 점검하고 바로 세우는 일이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방송 등을 통해 이슈몰이를 하고 거기에 휘둘려 왔던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보강하는 일이 먼저다.
거세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임기응변식 제도를 서둘러 입법화할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다양한 사례를 점검한 구멍 없는 규정 마련이 되기를 희망한다.
어려운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번 돈의 일부를 아낌없이 내놓는 기부문화가 더 이상 불신으로 위축되지 않을 수 있기를...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책임이 동반되는 반려문화로 변화하기를...
무엇보다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극단적 결과 이후에야 뒤늦은 반성에 매달리는 어리석음은 여기까지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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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에서 공통점을 찾았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을 지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억지스럽다.
'최근 세상이 종일 시끄럽다'라는 첫 문장은 문장에 대해서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는 증거고.
매체가 마이너니 기자도 마이너인것인가 아니면 마이너한 기자가 있으니 매체가 마이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