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A사 아파트를 소유한 경상남도 창원시의 김 모(여)씨는 최근 부엌에서 하자를 발견해 보수를 신청했다. 부엌쪽 수납장 문 일부가 제대로 닫히질 않거나 아예 문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엌 바닥도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곳곳에 찍힌 자국과 테이프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김 씨는 “하자신청을 했지만 4개월 뒤에나 방문했다”며 “이마저도 없었던 문을 설치해준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A사 관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현장내 하자보수를 담당하는 직원이 상주하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례2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B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김 모(남)씨는 최근 집에서 날림시공이 의심되는 하자를 다수 발견했다. 거실벽은 파손돼 균열이 있었고 배란다에서는 누수가 발생했다. 김 씨는 “수차례 항의를 했지만 시공사인 B사가 준공부터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하자 보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된 사안"이라고 답했다.
#사례3 C사 아파트를 소유한 이 모(여)씨는 2차례 사전점검이 있던 2017년 12월 붙박이장과 보일러실에서 누수를 발견했다. 붙박이장을 모두 철거한 후 보수공사했지만 입주 당일까지 누수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세탁실 천장과 안방 베란다, 대피공간 등으로 누수 범위가 확대됐다고. 이 씨는 “2차례에 걸쳐 사전점검 했을 때 붙박이장과 보일러실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하자보수 후 물 새는 곳이 더 늘었다는 건 부실시공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C사 관계자는 “현장 소장의 응대에 대해서는 시정조치하겠다. 누수 관련 사항은 확인 후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하자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곳이었던 부실시공 사업장은 2017년 19건으로 대폭 늘었고, 지난해에도 7월까지 10건이 적발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시도별로 보면 대전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6건, 경남 5건, 서울·세종·경북이 각각 4건으로 뒤를 이었다.
적발된 건설사들도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 등이 고루 포진돼 있다. 지난 3년 간 ▲부영주택 12곳 ▲계룡건설 4곳 ▲포스코건설 2곳 ▲한양건설 1곳 ▲한신공영 1곳 ▲금성백조 2곳이 적발됐다.
이런 피해의 원인에는 선분양이라는 기형적 제도의 탓도 있지만 실태조사와 제재에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당국과 지자체의 책임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건설사에 대한 처벌은 대부분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 부실시공 실태조사는 국토부, 행정처분은 지방자치단체...이원화 구조에 '구멍'
건설업계에서는 실태조사와 행정처분 주체가 이원화된 구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37건의 부실시공 사업에 대해서 총 48건의 제재가 내려졌는데 경징계인 벌점부과(66.7%)와 시정명령(20.7%)이 대다수인데 반해 공사 중지·영업정지·형사고발 등 중징계는 4.2%에 그쳤다.
또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하심위에 접수된 아파트 하자분쟁 신고는 총 1만100건으로 하루 평균 10건의 아파트 하자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자로 판단된 4433건 중 조정이 성립된 경우는 913건에 불과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실시공 등에 대한 실태조사는 국토부가 총괄하지만 이에 대한 행정처분은 건설사의 소재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내린다”며 “당국이 엄격한 제재를 가하려고 해도 처분을 내리는 지자체와의 온도차로 인해 처벌 수위가 조정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해당 피해에 대한 선례가 없을 경우 건설사가 불복해 낸 소송으로 인해 감경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제재와 실태조사 주체의 일원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업체 규모와 관계없이 부실시공 논란에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며 “국토부는 철저한 관리감독과 처벌 강화로 반복되는 부실시공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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