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 시 추가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는 발코니 확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가격 결정을 전적으로 건설사가 정하고 있는 구조에서 발코니 확장을 소비자에게 반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발코니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으로 전망이나 휴식 등의 목적으로 건축물 외벽에 접하여 부가적으로 설치되는 공간’을 뜻한다. 부가적인 공간이다보니 전용면적과 공급면적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서비스 면적’으로 불린다. 즉 실질적인 집 넓이와는 무관한 공간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에는 발코니 확장을 통한 주거면적 넓히기가 법적으로 금지됐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발코니 확장 수요가 높아지자 결국 2006년 1월 1일부터 합법화 됐다. 현재는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필수선택 항목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대중화된 상황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이를 이용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점이다. 아파트 시공 시 설계단계부터 발코니 확장을 감안하는 건설사들이 하나 둘 늘면서 거실 외의 방 넓이가 지나치게 좁아졌다.
모델하우스에서도 아파트 앞 뒤에 있는 발코니가 모두 확장된 ‘확장형’만 볼 수 있다. 물론 모델하우스 바닥에 확장하지 않았을 경우를 점선 등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소비자가 발코니 확장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 방이 좁아 생활에 지장이 있다거나 향후 다시 팔기에도 어려울 것이란 갖은 이유를 들며 회유하는 것은 물론 미선택 시 분양이 어려울 것이라며 강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발코니 확장 비용을 분양가에 포함시킨 뒤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허위‧과장 광고를 펼치는 경우도 많다.
실제 GS건설의 일산식사자이3차(1333세대)의 경우 현재 미분양 물량에 대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함께 발코니 확장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분야원가에 발코니 확장비가 포함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확장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건설사들은 서비스공간인 발코니 확장을 관행처럼 강요하면서도 분양비와 별도로 1000만~1500만 원 가량의 확장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발코니 확장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해도 1000만 원이 넘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이를 납득하기 쉽지 않다.
개별 인테리어 공사는 기존 벽과 바닥을 뜯어내 단열 공사를 별도로 해야 하지만 시공할 때부터 확장할 경우 비용은 더욱 절감된다. 그럼에도 건설사의 발코니 확장 비용이 개별 시공보다 훨씬 비싼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공사비용 산출 근거를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 소비자가 적정한 비용인지 조차 확인할 수없는 구조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없는 상황이다.
앞서 2008년 국토교통부는 ‘발코니 확장 표준 비용안’을 통해 전용면적 85㎡의 아파트의 확장(거실, 침실3, 주방) 비용은 1139만~1291만 원 선이 적당하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시공 재료의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 의미가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발코니 확장 여부를 선택하면 된다”며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비용을 포함시키는 것 역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