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기불황 속 차동차 판매 촉진을 위해 제조사들이 100~120개월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운용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 접근이 쉽지만 수백만 원대의 이자 부담이 생기는 만큼 세심한 비교 · 체크는 필수다.
기아차 '제로백' 구매 프로그램은 100개월의 할부 기간 동안 4.9%의 고정 금리를 적용해 매달 약 11만~13만원에 경차 모닝(1.0ℓ 가솔린 베이직 플러스 트림 기준)을 제공한다. 모닝 최하위 트림의 월 납입금은 11만7733원이며 최상위 트림은 17만6295원이다.
한국지엠 쉐보레도 스파크 구입시 최대 10년(120개월)까지 할부가 가능한 '10-10 슈퍼 초장기 할부'를 운용 중이다. 이는 선수율에 관계없이 최대 10년동안 4.9%의 고정 금리가 적용되는 장기 할부 프로그램으로 스파크 LS Basic(979만 원) 적용시 월 10만 원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스파크는 최하위 트림이 월 10만2410원, 최상위 트림은 15만7627원이 든다.
이에 앞서 쌍용차도 10년 할부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쌍용차는 5.9% 이율로 120개월 분할납부를 지원한다. 대상은 티볼리, 티볼리 에어, 코란도C, 코란도 투리스모다. 티볼리 에어의 경우 최하위 트림 기준 월 납입금으로 월 21만6950원이 발생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현대캐피탈과 합작해 현대차 인기 차종인 코나, 베뉴의 최대 120개월 할부 프로그램을 최근 선보였다. 이자는 5% 수준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최하트림의 경우 월 10만 원 대로 코나와 베뉴를 이용할 수 있다. 먼저 60개월 할부계약을 맺은 후 60개월을 추가 연장할지 정해야 하는 프로모션으로 정확한 월 납입금은 견적을 받아봐야 한다는 게 현대캐피탈 측의 설명이다.
1금융권에도 100~120개월 초장기 할부 자동차전용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제조사가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변동금리가 대부분이고 각사에서 운용하는 각종 혜택을 받을 수는 없지만 조건 충족 시 금리를 더 낮게 설정할 수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KEB하나은행 '안심오토론'을 이용할 경우 신차 기준 6개월 변동금리로 최저 4% 대에도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국산차 3000만 원 가격대의 경우 120개월 월납부금액으로 30만 원 초반 정도가 발생한다. 60개월의 경우 60만 원 정도가 발생한다. 그러나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대부분 초년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용률이 높지는 않다.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이 속속 출시되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서 젊은 층의 신차 구매를 유도하는 동시에 계열 금융사의 수익을 올리는 '꿩 먹고 알 먹기'가 가능해서다. 초장기 금융 프로그램은 큰 돈 지출이 부담스러운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그래서 차종도 젊은층 비중이 높은 경차나 소형차가 대부분이다.
선수금이 없어 초기 비용 부담이 없고 할부금도 100~120개월에 걸쳐 나눠 내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를 통해 적은
◆ 진입장벽 낮지만 수백만 원대 이자 부담해야...중도상환 활용 가능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선수금이 없고 월 납입액이 적은 장점은 있지만 총 이자액이 많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4.9%를 고려하면 모닝은 이자만 300만 원, 스파크는 400만 원이 발생한다. 또 할부 납부 초기에는 원금보다 이자비중이 높아 중도상환할 경우 불리할 수도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4%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5% 수준의 금리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낮은 월 납입금에 혹해서 구매할 경우 초장기간 내야하는 이자로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도 있다.
중도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더라도 10년씩 할부를 끌어가는 사람은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3년 정도면 완납해버리는 게 일반적이다. 1% 정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면 중도상환이 가능하다. 또 일부 상품 중에서는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월 납입금이 부담스러운 사회초년생들에게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은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월 10만 원대만 내고 타다가 목돈이 모이면 중도상환하기에 괜찮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