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인천 서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2월29일 B 온라인몰에서 생활용품을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렸다. 1월6일 배송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배송업체로부터 “생산업체에서 아직 제품을 넘기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판매자 측은 “취소하려면 배송비를 부담하라”며 환불을 거부했다. 이 씨는 “아직 제품을 받지도 못했고 배송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왜 소비자가 배송비를 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3 서울 중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최근 회사에서 사용할 사무용품을 C 온라인몰에서 법인카드로 주문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연락도 없이 주문을 반품 처리했고 배송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배송비 3000원을 제외한 금액만 부분 취소했고 이후 계좌이체를 통해 별도로 환급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 씨는 “물건이 없으면 소비자에게 먼저 연락하는 게 상식인데 아무 말 없이 반품 처리하고 3000원을 떼갔다”며 “주문을 잘못한 것도, 취소를 요청한 것이 아님에도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 과정에서 판매자 사정으로 주문이 취소됐음에도 배송비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배송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판매자가 임의로 주문을 취소 및 반품 처리했음에도 이미 결제된 배송비가 자동 차감되거나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다.
전자상거래법상 사업자 책임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지만 배송비 환급 기준이나 반품비 산정 기준이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보니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 판매자들이 ‘물류비’나 ‘처리 비용’ 등 명목을 들어 배송비 환급을 거부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오픈마켓 형태의 온라인몰들은 “판매자 귀책으로 주문이 취소될 경우 판매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배송비 환급 조건은 입점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구조다. 판매자 책임으로 거래가 종료된 상황에서도 배송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경우 이를 제한하거나 관리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판매자 귀책으로 주문이 취소됐음에도 배송비를 환급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배송이 시작되지 않았거나 출고 전 거래가 종료됐음에도 배송비가 자동 차감되거나 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이다.
판매자들은 “물류 처리 과정에서 이미 비용이 발생했다”는 설명을 내놓지만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산정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배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이 발생했다는 설명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자상거래법은 계약 해제·취소 등 청약철회시 원상회복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 제18조(청약철회등의 효과)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로부터 받은 대금을 재화 반환일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해야 하며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 결제 취소 요청도 지체 없이 해야 한다. 또한 사업자 책임으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소비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히 실제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배송비를 받을 근거 자체가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배송비는 ‘물건을 옮겨주는 행위’에 대한 대가인데 출고 및 운송이 없었다면 소비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르면 상품 내용이 표시·광고와 다르거나 계약 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 소비자는 청약철회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통신판매업자인 판매자 측에서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소비자 귀책이 아닌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사업자가 책임지는 구조다.
다만 배송비에 대해서는 법 조문에 명확한 기준이 정리돼 있지 않아 물류비와 작업비 등의 명목으로 비용이 남는 법적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공백 속에서 판매자 귀책으로 거래가 종료됐음에도 배송비가 소비자 몫으로 남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 네이버쇼핑, 11번가, G마켓, 롯데온 등 온라인 플랫폼들은 판매자 귀책으로 주문이 취소되고 실제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배송비는 판매자 부담이 원칙이라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상품 특성과 거래 구조가 다양해 일괄적인 기준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온라인몰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 귀책으로 주문이 취소된 경우에는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배송비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 경우 배송비는 원칙적으로 판매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스템상 처리 방식에 따라 소비자 인식과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 시스템상 아직 실질적으로 배송이 진행되지 않았어도 운송장이 등록되면 주문이 ‘취소’가 아닌 ‘반품’으로 인식되는 구조”라며 “단순 변심 반품은 배송비를 구매자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 기준이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자 귀책 사유임에도 배송비를 환급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접수될 경우 플랫폼 차원에서 개별 사례를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소명을 요청하고 중재 절차를 진행해 소비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