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는 지그재그 입점업체에서 구매한 귀걸이를 품질 문제로 반품했다. 상품 페이지에는 반품배송비가 6000원으로 안내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택배사 사유를 들어 8000원이 청구됐다. 구매 당시 고지 내용과 다르다는 항의에도 판매자는 반품비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사례3 충남 천안에 사는 김 모(여)씨는 네이버쇼핑 입점업체에서 의류를 구매했으나 옷이 구겨진 상태로 배송됐고 색상도 상세페이지와 달라 반품했다. 판매자는 반품비로 1만6000원을 안내했다가 별 설명 없이 거부했다.김 씨가 교환으로 신청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교환비는 8000원으로 반품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동일한 상품 회수·재발송 과정임에도 반품비가 교환비보다 두 배 높게 책정된 것. 김 씨는 “반품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적 비용 책정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온라인 쇼핑 반품 과정에서 소비자가 과도한 반품비를 떠안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 변심에 따른 반품은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반품비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일부 판매자가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제도적 기준과 규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소비자 피해가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마켓 형태의 온라인몰은 입점 판매자가 반품비를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는 상품을 회수하는 데 드는 택배비를 기준으로 삼지만 적정 수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이를 제한하는 법적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결국 반품비는 판매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소비자가 과도하다고 느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반품 및 교환에 따른 과도한 배송비 불만은 온라인몰의 고질적인 민원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반품비가 비싸다는 막연한 불만을 넘어 실제 택배 송장이나 인수증에 기재된 운임을 확인한 뒤 판매자가 요구한 반품비가 일반 택배요금의 두세 배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판매자들이 택배사와 대량 계약을 통해 낮은 운임 단가를 적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품비에 반영하지 않고 과도한 비용을 청구해 ‘반품비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일괄 배송된 상품을 한꺼번에 반품하는데도 상품 수량만큼 반품비를 개별 부과하거나 상품 가격과 맞먹는 수준의 반품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유형 중 하나다. 소비자 측에서는 반품비로 손실을 보전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면 판매자들은 반품비에 단순 택배비 외에도 주문 접수, 포장,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랫폼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소비자들은 온라인몰을 믿고 구매하는 만큼 중개업체 차원에서라도 반품비 덤터기를 막기 위한 내부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온라인몰들은 입점 판매자의 영업 전략에 대해 일괄적인 기준을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들은 반품비 적정 수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고 배송 지역이나 상품 부피, 무게에 따라 비용이 달라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소비자 불편이 발생할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 판매자와 조율하는 방식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한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들은 “오픈마켓 특성상 입점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반품비를 책정하고 있어 적정 수준에 대한 기준을 두지 않지만 과도하게 부과됐다고 판단되거나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회사 차원에서 판매자에게 비용 증빙 등을 요청하고 중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 한계도 분명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제 18조 제 9항에 따르면 사업자의 과실 없이 소비자가 7일 이내 청약을 철회하는 경우 반품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동일 조항에 해당 과정에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반품비의 ‘금액 기준’이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자상거래법은 반품비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조건인 만큼 소비자가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고지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판매페이지에 반품비가 기재돼 있고 그 기준에 따라 비용을 청구했다면 소비자가 이를 문제 삼기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반품비 책정은 플랫폼 차원에서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상식을 넘어선 과도한 비용이라는 민원이 제기되면 내부적으로 적정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문제될 경우 플랫폼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재를 돕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문제는 국내 배송 제품 보다는 해외 배송 제품에서 특히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