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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만큼 치열한 금융지주 4위 싸움...우리금융 VS 농협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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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만큼 치열한 금융지주 4위 싸움...우리금융 VS 농협금융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5.0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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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순이익 4위 자리를 두고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와 농협금융지주(회장 손병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우리금융이 근소하게 앞서는 상황이지만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하지 못한다면 증권·보험·캐피탈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를 둔 농협금융에 밀릴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한차례 엎치락뒤치락.. 비은행이 변수

지방은행지주를 제외한 국내 은행계열 금융지주 5곳의 경쟁구도는 우선 리딩 금융지주 자리를 놓고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와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가 경쟁 중이고 뒤를 이어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뒤쫓고 있는 모습이다. 

4위 자리는 줄곧 농협금융이 위치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지주사 전환을 하면서 경쟁 체제가 시작됐다. 
 


우리금융 출범 첫 해였던 2019년 연간 순이익은 우리금융이 1조8720억 원을 기록하며 농협금융(1조7796억 원)을 근소하게 제쳤지만 이듬해 농협금융이 우리금융보다 4000억 원 이상 순이익 격차를 벌리며 압승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코로나19 대응 및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우리금융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우리금융이 순이익 6716억 원을 기록하며 농협금융(6044억 원)을 앞섰다. 

두 금융지주의 강점과 약점은 명확하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이 사모펀드 사태를 딛고 올 들어 실적이 급증하면서 우리금융의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고 존재감이 미약했던 비은행 계열사도 카드와 종합금융 그리고 최근 계열사로 편입한 캐피탈이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타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은 약점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1분기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고 하나금융도 40%를 기록하며 실적 상승을 주도했지만 우리금융은 1분기 기준 비은행 수익 비중이 18.6%에 그쳤다.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금융도 추가 M&A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도 없고 특히 증권업은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 몸값이 오른 상황이라 섣부른 M&A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의 약점인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강점이다. 농협금융은 증권(NH투자증권), 보험(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캐피탈(농협캐피탈)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카드업의 경우 농협은행 카드사업부 소속이지만 체크카드 부문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은행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은 전년 대비 21.1%포인트 상승한 34.5%를 기록하며 우리금융보다 약 2배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농협금융은 보험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가 고민거리 중 하나다. 농협생명의 경우 자산기준 업계 4위 생명보험사이지만 순이익 규모는 올해 1분기 425억 원에 그쳤고 농협손보는 순이익 278억 원으로 손보업계 중하위권이다. 농협손보는 방카슈랑스 25% 제한 룰에 의해 자동차보험 진출이 불가능한 점도 걸림돌이다.  

농협 특성상 매 분기 매출액 대비로 지출하는 '농업지원사업비(이하 농지비)'도 변수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농지비 차감전 순이익은 6822억 원으로 우리금융을 제쳤지만 농지비로만 1115억 원을 지출하면서 결과적으로 우리금융에 4위 자리를 내줬다. 
 

▲ 연간 순이익 기준 농협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2년 연속 우리은행을 앞질렀다.
▲ 연간 순이익 기준 농협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2년 연속 우리은행을 앞질렀다.

금융권에서는 올 들어 우리금융이 은행 부문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역전했지만 농협금융이 은행·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 우리금융의 비은행 보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농협금융이 단시간 내 다시 추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협금융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지난 2016년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빅배스 이후 꾸준히 실적이 우상향 하면서 연간 실적으로는 2019년부터 우리은행을 제쳤고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충당금 이슈에도 분기 250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올 들어 다른 증권, 카드사 등과 협업을 맺는 등 타 업권과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과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자산관리 역량 강화 ▲마케팅 협력 강화 ▲거래 확대 등 총 3개 분야의 9개 주요 과제를 선정하고 시너지 강화를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로 협의했다. 최근에는 롯데카드(대표 조좌진)와 제휴 상품을 연이어 선보였는데 특히 계열 카드사(우리카드)가 존재함에도 경쟁사와 제휴를 맺어 화제를 모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롯데카드와의 협업은 당사가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이기 때문에 롯데카드의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협업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면서 "롯데카드의 영업채널이 제한된 상황에서 은행 창구를 통한 판매로 은행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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