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새 회계기준 도입 앞두고 지급여력비율 높이기 박차...수천억대 후순위채 발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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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새 회계기준 도입 앞두고 지급여력비율 높이기 박차...수천억대 후순위채 발행 러시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1.06.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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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잇따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급여력 비율을 높이는 데 일부 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 발행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는 변제순위가 마지막인 대신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 금리상승기에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대표 김기환)과 현대해상(대표 조용일·이성재)은 지난달 각각 3790억 원과 3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해보험은 하반기까지 총 8000억 원의 자본확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와 미래에셋생명(대표 변재상·김평규)도 지난 4월 각각 2100억 원과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의 후순위채 조달금리는 모두 3.4%다.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 역시 이달 3일 공모 후순위채를 4990억 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모집금액으로 3000억 원을 설정했는데 이보다 1990억 원 더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조달금리는 3.37%다.

이들 보험사의 후순위채 발행 목적은 2023년 도입될 예정인 IFRS17에 대비해 RBC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RBC(Risk Based Capital)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진 총조정자본을 총필요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대형재해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데 숫자가 클 수록 지급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현재 금융 당국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150%를 넘기도록 권고 및 관리하고 있는데 IFRS17이 시행되면 회계기준에 따라 최소 180~190%에 달하는 RBC 비율을 확보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발행 규모는 작지만 DGB생명, 푸본현대생명 등도 올 들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DGB생명(대표 김성한)은 지난 5월 500억 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10년으로 금리는 4.60%다. 발행 5년 이후부터 조기 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DGB생명의 지난해 12월 말 RBC비율은 227.6%로, 9월 말 274.3%에 비해 46.7%포인트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대표 이재원)은 연초 이사회에서 최대 1500억 원 규모 후순위채권 발행 등 자본확충방안을 승인했다. 후순위채 발행은 연말까지 시장상황에 따라 진행된다. 이번 자본확충은 자산 성장과 영업 확대에 따른 적정한 RBC비율을 유지,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푸본현대생명은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에 따른 자금 확충으로 RBC비율 등 건전성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이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사채발행은 위험기준 RBC비율 증대를 위한 자본확충으로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RBC비율은 작년 말 기준 174.76%에서 17.37%포인트 증가한 192.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해상 역시 작년 말 190.1%에서 11.6%포인트 증가한 20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향후 금리 상승기가 되면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건 부담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라 오히려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며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확대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돼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의 부정적 영향 해소를 위해서는 부채 구조조정을 통한 근본적인 자본관리 방안이 요구된다”며 “계약 이전, 계약 재매입, 공동재보험 등을 활용한 부채 구조조정은 초기 비용이 발생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활용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금리 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자본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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