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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당근마켓서 산 상품 취소 원해요"...개인 간 거래도 환불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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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당근마켓서 산 상품 취소 원해요"...개인 간 거래도 환불 가능해질까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2.05.09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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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구로구에 사는 강 모(남)씨는 지난 3일 티켓 중개 플랫폼을 통해 콘서트 티켓을 구매했다. 결제하고 보니 원하던 자리가 아닌 것을 확인, 다시 결제하려고 고객센터에 구매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책상 결제 완료 상품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거래 취소가 불가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구매한 티켓은 자사 플랫폼에 되팔라고 권유했다. 강 씨는 “공연일까지 20일 넘게 남았고 잘못 결제했기에 즉시 취소를 요청한 건데 무조건 안 된다더라. 무책임하게 자신들의 플랫폼에 되팔라는 안내를 받아 황당할 따름이다”라며 억울해했다.

# 전북 군산시에 사는 신 모(남)씨는 지난 3월 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자전거를 구입했다. 거래 상대방은 송금 확인 후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열흘이 지나도 상품이 발송되지 않아 주문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상대방이 거래 상태를 ‘배송 중’으로 입력해 주문 취소가 되지 않았다고. 중고거래 플랫폼 고객센터로 전화해봤지만 “당사자 간 해결을 해야 취소가 가능하다”는 답변뿐이었다. 신 씨는 “중개해주는 플랫폼이 존재하는데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식이었다. 안전거래라고 홍보하면서 분쟁이 일어났을 때 책임을 전가하는 게 플랫폼의 역할인가”라며 황당해했다.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해주는 C2C(Consumer to Consumer) 플랫폼에서의 분쟁이 급증하면서 법적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와 학계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조사한 ‘최근 4년간 전자상거래 분쟁조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접수된 C2C 분쟁 조정 건수는 총 2772건으로, 전체 분쟁 건수의 80%에 달한다. C2C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 규정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소비자들은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후 취소 시 “이미 거래가 체결됐다면 취소가 불가능하다”며 거절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티켓베이와 같은 티켓 중개 사이트는 결제가 완료된 이후에는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판매업체와 소비자 간 거래 방식인 B2C(Business to Consumer) 플랫폼의 경우 전자상거래법 적용 대상이지만 개인 간 거래의 경우 플랫폼에 중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지난해부터 C2C 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감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인 간 거래에서의 소비자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3월 새롭게 마련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전상법 개정안)에 C2C 플랫폼의 분쟁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 개정안은 다양한 이해관계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지만 업계와 학계에서는 여전히 시각이 갈리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부의장 또한 지난해 12월 C2C 플랫폼들이 분쟁 발생 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당근마켓과 같은 개인 간 거래에서의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구매자가 자신의 주문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는 절차 등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 개정안은 지난 3월 30일 소관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돼 제1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됐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보다는 전상법 개정안을 통해 규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과 중고거래 플랫폼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혀 국회 계류 중이다. 

1년이 지난 현재도 C2C 플랫폼의 규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C2C 플랫폼에서의 거래 당사자를 ‘소비자’로 볼 것이냐 ‘일반 개인’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상법)은 이름 그대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를 ‘일반 개인’으로 본다면 전상법으로 보호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개인 간 거래 당사자도 넓은 영역의 소비자로 바라보는 것이 맞다”며 “개인 간 거래에서도 소비자들은 부당함을 겪지 않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C2C 플랫폼도 전자상거래법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 간 거래를 무조건 규율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기보다는 (C2C 플랫폼들이)거래의 안전성은 최소한 담보해줘야 한다”며 “이용자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이용자들의 피해 구제 노력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1차적으로 중재 노력을 하고도 해소되지 않으면 정부 산하 기관으로 넘겨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사기 피해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기 문제는 전자상거래법 소관이 아니라 형법으로 넘어가서 해결해야 한다. 중고 거래 플랫폼들은 사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경찰청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전상법 개정안에서 논란이 됐던 내용은 플랫폼이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제3자인 당사자에게 넘기라는 거였는데 범죄 노출의 우려까지 있어 업계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다”며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안인데 개인정보 침해 요인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신동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B2C 거래의 경우 판매업체와 소비자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 비대칭성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보호법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C2C 거래는 대등한 당사자끼리의 거래이기 때문에 일반 민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다만 플랫폼에서 거래 시 전자상거래법 적용 대상인지 민법 적용 대상인지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 기준에 대해 플랫폼 자체적으로 홍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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