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 둥둥 떠다니는 파리 사체에 입맛 '뚝'
상태바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 둥둥 떠다니는 파리 사체에 입맛 '뚝'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7.06 07:1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죽은 파리가 막걸리에 둥둥 떠다녀 = 인천광역시 서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일 편의점에서 A제조사 막걸리 2병을 구입했다. 저녁 식사와 곁들여 마시려고 막걸리를 잔에 따랐는데 허여멀건한 액체 위로 벌레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죽은 파리였다. 김 씨는 "막걸리에서 다리와 날개가 달린 파리 사체를 발견하고 비위가 상해 식사를 중단했다"며 역겨워 했다.

# 흠뻑 젖은 벌레 사체가 떡하니 = 충청남도 천안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올해 2월 마트에서 구매한 B제조사 막걸리를 컵에 따라 마시려던 중 정체불명의 이물을 발견했다. 가까이서 보니 날개가 달린 벌레였다. B제조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다고. 조 씨는 "업체는 문제의 제품을 택배를 통해 보내라는 말뿐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 막걸리에서 나온 다리 긴 벌레의 정체는 = 경상남도 창원시에 사는 전 모(남)씨는 작년 11월 말 저녁 편의점에서 산 C제조사 막걸리를 컵에 따랐는데 다리가 긴 벌레가 둥둥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각다귀라는 곤충과 생김새가 비슷했다고. 전 씨는 "막걸리를 비위생적으로 제조하는 것 같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식품위생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인마트에서 산 막걸리에서 나방 나와 = 독일 브란덴부르크주(Brandenburg)에 사는 황 모(여)씨는 작년 11월 초 한인마트에서 D제조사 막걸리를 발견하고 반가워했다. 황 씨가 막걸리를 구매한 것은 5년여 만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거주할 때는 막걸리를 마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집에 와서 막걸리를 잔에 따랐는데 이상한 이물이 막걸리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나방이었다. 황 씨는 "오랜만에 마시는 막걸리여서 기대했는데 설마 벌레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어이없어 했다. 

막걸리에서 혼입 경로를 알 수 없는 벌레 이물이 잇따라 발견되며 소비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막걸리에서 파리, 나방 등 벌레가 나왔다는 소비자 불만이 매달 수 건씩 쏟아진다. 지역별 중소업체 제품뿐 아니라 서울탁주, 국순당 등 점유율 높은 업체에서도 벌레 이물 문제가 다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막 잔에 따른 막걸리에서 벌레가 나왔다"면서 제조업체의 위생관리 부주의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제조공정상 벌레가 들어갈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막걸리 제조공정은 자동화 라인이다 보니 이물질 유입이 어렵고, 해썹(HACCP) 인증 도입 등으로 위생도 철저하다는 게 업체들의 해명이다.

막걸리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상당수가 산이나 계곡, 편의점 등 벌레가 많이 나오는 장소에서 막걸리를 많이들 마시는데 발효주인 막걸리는 단향이 굉장히 강하다 보니 외부에서 날아다니는 벌레들이 향에 이끌려 개봉하거나 따라놓은 막걸리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해썹 인증을 거친 양조장에서 바깥공기가 안으로 유입되지 못하게 하는 양압 관리와 기계를 통한 자동 검사, 사람 눈을 통한 수동 검사 등을 거쳐 완제품으로 생산되므로 제조공정상 벌레가 유입될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다만 음압 시설이나 자동화 설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양조장에서 제조된 일부 영세업체 제품들은 제조공정에서의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뚜껑을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레처럼 보이는 이물이 발견된 사례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작년 2월 말 마트에서 E제조사 막걸리를 구매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냉장고 보관을 위해 비닐봉투에서 막걸리를 꺼냈는데 용기 안에 거뭇한 이물이 붙어 있었다고. 자세히 보니 날개나 다리는 없었으나 생김새가 벌레처럼 보였다고.
 

▲김 씨는 개봉하지 않은 E제조사 막걸리에서 벌레로 의심되는 이물을 발견하고 불쾌해 했다
▲김 씨는 개봉하지 않은 E제조사 막걸리에서 벌레로 의심되는 이물을 발견하고 불쾌해 했다
이 경우는 벌레가 아닌 누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누룩은 막걸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발효재다. 밀, 쌀 등의 곡물로 반죽해 만든 덩어리를 적당한 온도에 숙성시켜 만든다.

막걸리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는 통상 일정량의 고형분을 포함하고 있다. 누룩이 작은 크기로 뭉쳐 이물처럼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업체에 요청해 제품을 수거하고 성분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