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은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큰 반면 육류 제품에 비해 수요가 많지 않아 소비자들에겐 비싼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격 차가 크지 않았고 일부 제품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업체들은 당장의 이윤보다는 아직 초기 단계인 대체육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합리적 가격 책정으로 소비자들의 대체육 인지도와 경험률을 늘리면 수요도 자연스레 늘어 판매가격이 현재보다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 온라인몰과 편의점에서 대체육 가공식품과 일반 고기제품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100g 기준으로 비교 조사한 결과 대체육 식품의 판매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다소 높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프레스햄 통조림과 만두, 탕수육, 볶음밥 등 4개 제품군으로 분류하고 제품군마다 대체육 가공식품 1개와 일반 가공식품 5개를 무작위 선정해 집계했다. 프레스햄은 편의점 판매가격으로, 만두와 탕수육, 볶음밥은 마트 3사 판매가격 중 최저가로 조사했다.
대체육 프레스햄은 모든 고기 캔햄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푸드가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The Better)' 매장에서 지난 1일부터 판매하는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의 100g 기준 판매가격은 340g은 2259원, 200g은 2240원으로 대표 캔햄 제품인 스팸이나 리챔의 편의점 판매가격보다 저렴했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340g 제품은 스팸보다 153원이, 200g 제품은 스팸·리챔보다 각 860원이 더 쌌다.
만두와 탕수육, 볶음밥 제품군도 가격 차가 크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의 대체육 가공식품인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의 100g 기준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1097원으로 고기 제품인 해태제과식품의 '고향만두 얇은피 왕교자 고기(2개 묶음)'과 신세계푸드 '올반 얇은피 인생 왕교자 랍스터(2개 묶음)'보다 328원 더 쌌다. 단품보다 묶음 제품의 할인 혜택이 큰 점을 고려하면 더욱 저렴한 가격이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태경농산의 대체육 가공식품인 '베지가든 바삭 탕수육'의 100g 기준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1756원으로 고기 제품인 CJ제일제당 '고메 바삭쫄깃한 탕수육'과 이마트 '피코크 초마탕수육'에 비해 각 240원, 795원 더 쌌다.
대체육이 들어간 풀무원식품의 '식물성 불고기 철판볶음밥'도 고기 제품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닭갈비 볶음밥'과 CJ푸드빌 '빕스 불고기 볶음밥(2개 묶음)'보다 다소 저렴했다. 비비고 닭갈비 볶음밥보다 65원, 빕스 불고기 볶음밥(2개 묶음)보다 90원 쌌다.
식품업계는 대체육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 가격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맛과 식감, 형태를 고기와 흡사하게 개발해 품질을 높이고 연구개발비, 마케팅비 등 투입비용 대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더 많은 소비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와 신세계푸드 등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수요가 늘고 시장이 만들어져야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생산단가를 낮추고 제품 라인업과 판매처를 다양화해 판매를 늘리고, 이를 통해 생산단가를 다시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업계 공통된 목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고기 대신 먹게끔 하려는 것인데 고기 제품보다 비싸다면 채식주의자 외에는 먹을 사람이 없게 돼버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품질과 더불어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대체육은 식물성(Plant-Based) 기반의 인공 고기로 대안육으로도 불린다. 채식주의자(Vegetarian)와 그린슈머가 전 세계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시장이 급부상 중이다.
그린슈머는 환경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신조어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신세계푸드를 비롯해 풀무원과 농심,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CJ제일제당 등이 대체육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