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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수익성 추락…사조대림 매출원가율 90% 육박, 풀무원 영업이익률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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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수익성 추락…사조대림 매출원가율 90% 육박, 풀무원 영업이익률 0.9%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3.03.0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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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상위 업체들이 지난해 원가 상승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지만 수익성 지표는 되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대표 이효율)은 영업이익률이 1%에도 채 미치지 못했고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은 전년 대비 2%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사조대림(대표 김상훈)은 매출원가율이 90%에 육박하며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인상분이 생산비용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함에 따라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식품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기 때문.

3일 금융감독원과 각사 IR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연매출 상위 15대 식음료기업 중 10곳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후퇴한 것으로 집계됐다.

15곳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총 57조890억 원으로 2021년보다 17.9%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3조1869억 원으로 8.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보다 매출이 더 많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5.58%로 0.46%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매일유업으로 2.1%포인트 하락한 3.6%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제과(대표 신동빈·이영구)가 1.55%포인트 하락한 3.51%, 대상(대표 임정배)이 1%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와 올 초에 걸쳐 RTD(Ready to Drink, 컵커피)와 치즈, 흰우유, 가공유 등 주요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인상폭이 크지 않은 데다 우유 소비가 여름 시즌에 편중돼 있다 보니 인상 효과가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흡수 합병한 롯데제과는 매출이 3조2032억 원으로 49.3%나 늘었지만 푸드사업 부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3.6% 소폭 증가한 1124억 원을 기록했다. 대상은 매출이 4조854억 원으로 1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92억 원으로 9.2% 줄었다.

풀무원은 15곳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은 국내외 판매 호조로 12.8% 늘어난 2조8405억 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으로 31.6% 줄어든 264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전년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한 0.9%로 1%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비, 인건비, 제조경비 등의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원가율도 좋지 못했다.

IR 자료와 주주총회소집공고를 통해 매출원가를 공시한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최은석)과 오리온(대표 이승준), 농심(대표 박준·이병학), 사조대림(대표 김상훈)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4사 모두 전년 대비 1%포인트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원가율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높아진 곳은 오리온으로 2.2%포인트 상승한 62%를 기록했다. 이어 농심이 1.7%포인트 상승한 75.5%(별도 기준 공시), CJ제일제당이 1.3%포인트 상승한 71%(CJ대한통운 제외), 사조대림이 1.1%포인트 상승한 87.1%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사조대림은 원가율이 80%대 후반으로 90%에 육박했다. 매출원가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 요인이다. 사조대림의 높은 매출원가율은 원부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급등, 물류비·인건비 증가 등에 기인하고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지난 달 28일 오후 가공식품 물가안정을 위해 마련된 식품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업계에 요청했다.

정 장관은 "서민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식품물가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식품업계가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안으로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연장 적용,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확대, 밀가루 가격안정사업, 콩·팥 직배가격 동결, 할당관세 적용품목 추가 발굴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고추장 등 조미료와 장류 6종 가격을 이달 1일자로 최대 11.6% 올리는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풀무원과 하이트진로도 생수와 소주 가격 인상 계획을 각각 철회했다.

그러나 가격인상 외에 수익성 악화 극복을 위한 뚜렷한 해법은 부재한 상황이다. 국내 식음료 업체들이 삼양식품(대표 김정수)을 벤치마킹해 해외 사업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기업만 압박하지 말고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도 맞물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와 인건비 가격이 크게 오르다 보니 인상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인데 가격을 올리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팽배한 것 같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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