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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온수 나온다는 정수기, 실제론 90℃ 불과?...과장 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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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온수 나온다는 정수기, 실제론 90℃ 불과?...과장 광고 논란
가열부 기준일 뿐, 출수 온도 낮아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3.2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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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장 모(여)씨는 온수가 100℃라고 광고한 정수기를 렌탈 계약했으나 물이 미지근해 불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매한 직원에게 항의하자 "100℃로 설정돼 있을 뿐 실제 출수되는 온도는 그보다 낮다"라는 안내를 받았다. 장 씨는 "광고한 온도로 나오지 않는다면 과장광고에 속아 산 게 아니겠느냐"며 의아해했다.

# 강원도 평창군에 사는 송 모(남)씨도 100℃ 온수를 이용 가능한 정수기라고 해 렌탈 계약을 맺었는데 실제 물 온도는 그보다 낮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송 씨가 측정했을 때 물 온도는 94.5℃밖에 안 돼 AS를 요청했으나 수리기사는 "물 온도 편차가 10℃ 정도 난다"며 불량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송 씨는 "과대 광고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 대구시 달서구에 사는 정 모(여)씨는 정수기를 설치한 후 커피를 태우는데 온수 온도가 낮아 커피가루가 둥둥 떠 AS를 불렀다. 온수 온도가 85℃ 수준이라고 광고하는 제품이었지만 실제 온도는 7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정 씨는 "처음에는 AS기사도 정상이라고 했으나 계속 항의하자 결국 수리한 끝에 약 80℃ 수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정수기업체들이 100℃, 85℃ 등 높은 온도의 온수를 광고하지만 실제 출수되는 온도는 크게 못 미쳐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부분 정수기업체들은 구체적인 온도차를 밝힐 순 없으나 출수 과정에서의 온도 변화, 외부 환경 온도, 작동 방식 등 각종 이유로 변화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최고 온도에 대한 설명만 듣고 출수 온도는 더 낮을 수 있다는 안내는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2일 정수기를 판매하는 7개 업체의 판매 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쿠쿠홈시스, 코웨이, 필립스는 제품 중 최고 100℃까지 온수가 나올 수 있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이 있다. LG전자, 교원웰스, 청호나이스, SK매직은 온수 온도가 최고 85℃까지 나올 수 있다고 홍보 중이다.

정수기의 온수 온도는 컵라면 등 간편 식품과 커피, 젖병 소독 등 일상에서 밀접하게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정수기를 고를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온도가 출수 온도지만 실제 사용 환경과 사용 패턴에 따라 실제 온도는 더 낮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코웨이 판매 페이지에 실제 출수 온도가 다를 수 있다고 눈에 띄게 표시하고 있었다.
 

▲SK매직, 코웨이 정수기 판매페이지
▲SK매직, 코웨이 정수기 판매페이지

LG전자 제품의 오차범위는 85℃는 80~90℃ 사이, 75℃는 70~80℃ 사이, 40℃는 35~45℃ 사이로 최대 5℃씩 차이가 날 수 있다. 주로 첫 잔에서 온도 변화가 자주 일어날 수 있는데 온수의 온도를 변경한 직후 온수를 출수할 때 또는 냉수 또는 정수를 출수한 직후 온수를 출수할 때다.

코웨이는 냉온정수기 판매 페이지에 따로 ‘온수 추출 시 외기 온도 등 사용 환경에 따라 실제 온도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 놓고 있다. 제품 디스플레이부에 표시되는 온도는 물이 끓여진 시점의 가열부의 온도 센서 기준이므로 실제 출수되는 온도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웨이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상의 온도는 제품 내부에서 가열되는 때의 온도가 표시되는 것”이라며 “이후 가열된 물이 관을 타고 내려오면서 외부 공기 온도, 컵의 온도에 따라 식으면서 오차범위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매직도 같은 이유로 출수 온도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물이 출수되는 과정에서 외기 온도나 컵의 온도에 따라 바로 온도차이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교원웰스에서 판매하는 정수기도 제품 가열부에서 감지되는 온도 센서를 기준으로 온수 온도를 정한다. 실제 출수되는 온도에 오차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선 지역이나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교원웰스 관계자는 “외부 환경에 따라 상수관의 온도도 달라지므로 출수 온도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일반적인 경우에선 첫 잔의 경우 온도 차가 있을 수가 있으나 2~3번 째 출수할 때는 가열부 온도와 가깝게 출수된다”고 덧붙였다.

쿠쿠홈시스는 100℃ 끓인물 정수기의 경우 히터 출수부에서 100℃로 동일하고, 끓인물이 관로를 통해 출수될 때 열손실이 있을 수 있으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물컵에 담긴 물의 온도를 잴 때에는 환경온도(실내온도 등)에 영향을 받아 오차 범위가 증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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