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다크패턴 금지 규정을 신설하는 입법 추진에 앞서 우선 '온라인 다크패턴 피해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가까운 시일 안에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제정 시기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수 없으나 조만간이라고 보면 된다. 늦어도 연말이 되기 전까지는 배포할 계획이다”라며 “내부 결재, 플랫폼 등 사업자 의견 수렴 등 절차가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관련 기업들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문제점을 찾기보다 가이드라인이 나온후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다크패턴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다크패턴 행위 13가지 중 현행법으로 다루기 어려운 6개 행위에 대한 법적 보완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전에 선제적으로 '온라인 다크패턴 피해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소비자 피해 유발 가능성이 큰 '온라인 다크패턴' 유형 13가지는 ▲위장광고 ▲거짓할인 ▲거짓추천 ▲유인판매 ▲속임수 질문 ▲숨겨진 정보 ▲숨은 갱신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방해 ▲가격 비교 방해 ▲반복 간섭 등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멜론, 지니뮤직, 무신사, 네이버쇼핑, 롯데온, 쿠팡, 웨이브 등 유통부터 콘텐츠 플랫폼까지 쏟아지는 소비자 불만 중 상당 부분이 '다크패턴'으로 인한 피해다.
이중 유료 구독 서비스의 '숨은 갱신', '취소·탈퇴 방해' 불만은 단골 소재다. 음원 사이트 멜론, 지니뮤직 등은 구독 서비스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서너 단계를 거쳐야만 겨우 해지가 가능했다는 내용들이다.
아고다의 경우에는 처음 공개한 가격을 보고 결제하는 중 최종 결제가격이 더 올라 있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으로 낚시하는 '순차공개 가격책정'에 대한 민원들이다. 네이버쇼핑, 11번가, 티몬,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 대부분 온라인몰에서도 처음 가격과 달리 결제단계에서 배송비나 제품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더해지는 일이 빈번하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해지할 경우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는 등 내용이 반복적으로 떠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최근에는 무신사가 제품의 정가를 비싸게 설정해놓고 대폭 할인하는 것처럼 눈속임한 것도 '다크패턴' 유형 '거짓할인'으로 볼 수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를 최대한 막기 위해 조만간 ‘온라인 다크패턴 피해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에서 다크패턴에 대한 입법 추진, 가이드라인 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문제 행위를 막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다크패턴 관련해서 별도 조치나 준비를 하고 있진 않다. 공정위 등 관계부처에서 공문이 내려오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TT와 홈쇼핑업계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측은 "가이드라인이 배포된다면 그에 따라 시정해야 할 부분이 있을 때 조치할 것이다. 현재로서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게 없다"라고 밝혔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홈쇼핑 쪽은 비교적 소비자 이슈 대응 프로세스가 잘 돼 있는 곳이라 공정위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앞서 미리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진 않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