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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이커머스] 교환·환불 불만 40% 압도적...쿠팡 민원 관리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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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이커머스] 교환·환불 불만 40% 압도적...쿠팡 민원 관리 우수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3.09.0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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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가 본격화된 2023년 상반기 소비자 민원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여행사, 항공사, 호텔예약사이트 등 관련 민원은 크게 늘어났고 화장품, 생활용품, 인테리어 등 민원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유통은 온라인몰이 다양화, 세분화되며 민원도 꾸준히 증가 추세인 반면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 홈쇼핑 등은 민원 유입이 줄었다. 상반기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업종별로 분석했다. [편집자 주]

# 경기 부천시에 사는 송 모(남)씨는 지난 5월 네이버쇼핑의 한 판매점에서 건강보조식품을 7만 원에 구매했다. 5분 뒤 주문 실수를 인지하고 곧바로 취소를 요청했지만 다음 날 판매자는 “실시간으로 배송이 진행돼 상품이 이미 발송됐다. 취소하려면 왕복배송비 6000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씨는 주문 후 5분도 안 돼 제품이 발송됐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반품비 6000원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송 씨는 “일부러 주문 취소를 방어하려고 발송 전인데도 보냈다고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경기 고양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5월 인터파크에서 스킨케어 세트를 6만 원에 구매했다. 일주일이 넘어도 배송이 안돼 이상함을 느낀 김 씨는 판매자에게 수십 통 전화를 해봤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송장도 이미 발급된 상태라 주문 취소 할 수 없었다. 온라인몰 고객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어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고. 김 씨는 “판매자가 연락이 안 되면 중개업체인 온라인몰에서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니냐. 고객 응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며 분노했다. 

# 부산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롯데온에서 산 에센스 제품의 가품 의혹을 제기했다. 평소 즐겨 쓰던 제품인데 사용 후 처음으로 발진과 트러블이 발생했다. 그제야 이제까지와 달리 제품 패키지의 프린트물이 계속 벗겨지는 것도 의아하게 생각됐다고. 김 씨는 "롯데온에 가품 의심 신고를 했으나 판매자의 수입서류 등 확인 시 이상이 없어 가품을 증명할 수 없다고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이커머스 부문에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았던 항목은 ‘환불·교환·취소’로 전체 민원 가운데 35.2%로 집계됐다. 

이어 ‘고객센터’에 대한 불만이 17%, ‘고객기만’ 14.2%, ‘배송’ 13.5%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10대 이커머스 민원을 분석한 결과 네이버쇼핑의 민원점유율이 31.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쿠팡(30.5%)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쿠팡도 민원 점유율이 30%를 웃돌며 많은 소비자 불만이 발생했으나 올해 상반기 매출 15조 원을 돌파한 점을 고려하면 민원 관리가 양호했다는 평가다. 네이버쇼핑(커머스)은 매출(1조2388억 원)에 비해 소비자 불만이 다발해 개선이 시급했다.

SSG닷컴(3.2%)과 카카오쇼핑(3.5%)도 매출 규모에 비해 민원 점유율이 낮아 민원 관리가 우수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마켓글로벌(G마켓·옥션)과 11번가는 민원 점유율이 각 8.3%, 8%로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어 민원이 많은 기업으로 집계됐으나 매출이 5000억 원대에 달해 규모로 보면 민원 관리는 평이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롯데온과 인터파크, 티몬도 민원 점유율은 한자릿수에 그쳤으나 매출도 나란히 하위권이라 규모에 비해서는 민원 발생이 많아 개선의 필요성이 보였다. 
 


◆ 환불·교환·취소 불만 치솟아...배송·품질 고질 민원 여전 

온라인으로 물건을 보고 사는 이커머스 구조 탓에 환불·교환·취소(35.2%)에 소비자 불만이 집중됐다.

소비자들은 의류·잡화 등에 얼룩, 전자기기 작동 오류·고장 등 상품 하자에도 반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데 불만을 쏟아냈다. 중개업체인 이커머스도 소비자 기대와 달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소비자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다수였다. 

제품 불량인데도 반품 시 단순변심이라며 배송비를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가전이나 신발 같은 경우 포장 박스를 무심코 버렸다가 반품을 거절당하는 일도 쇄도했다.
 

▲ (왼쪽부터) 썩고 무른 마늘, 아이스팩이 녹아서 배송돼 악취가 나는 성게알
▲(왼쪽부터) 썩고 무른 마늘, 아이스팩이 녹아서 배송돼 악취가 나는 성게알

과일, 채소, 육류 등 신선식품은 썩거나 무른 상품이 배송됐는데 '변질되기 쉬운' 식품의 특성을 이유로 반품을 거부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어 ▶고객센터(17%) ▶고객 기만(14.2%) ▶배송(13.5%) ▶품질(12.1%)에 대한 민원도 두 자릿수 비중을 보이며 소비자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센터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갈등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지 않는 점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문의사항 해결을 위해 연락주겠다고 한 뒤 묵묵부답인 고객센터에 대한 민원이 쏟아졌다.
 


판매 수량을 허위로 표기하거나 가격 폭리 등 소비자 기만에 대한 불만도 14.2%에 달했다. 1+1이라고 표시해놓고 정품+사은품이었다고 둘러대는 경우도 꾸준히 발생했다. 사은품 제공을 기재해놓고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하지 못하도록 옵션에서 '사은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기만적 영업 행태가 비일비재했다. 

제품 택에 붙어 있는 권장소비자가격보다 비싸게 값을 매겨 판매하는 경우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가격 책정은 판매자의 권한이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온라인몰을 찾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커머스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배송(13.5%)과 품질(12.1%)에 대한 불만도 다발했다.

배송은 지연에 대한 지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일단 상품준비중에 들어가면 사이트에서 취소할 수 없는 구조라 소비자들은 상품을 받기 전엔 취소도 할 수 없어 애를 태웠다. 반품 배송비를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해 반품을 방어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문제 중 하나다.

품질에서는 명품 가방, 화장품, 의류 등 가품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새상품을 주문했는데 중고가 배송됐다는 불만도 상당수 차지한다.
 

▲ (왼쪽부터) 자동차 내부 햇빛 가리개가 고정이 안 되어 운전을 방해하는 모습, 새로 구매한 청바지에 얼룩이 있는 모습
▲ (왼쪽부터) 자동차 내부 햇빛 가리개가 고정이 안 되어 운전을 방해하는 모습, 새로 구매한 청바지에 얼룩이 있는 모습
이외에 ▶약속불이행(5.1%) ▶해외상품(1.6%) 순으로 불만이 제기됐다.

이미 구매해 배송되기만 기다리던 중 동의없이 '재고 없음' '가격 오류' 사유로 일방 취소하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빈번했다. 사은품 제공을 전면에 내세워놓고 재고 소진으로 지급하지 않아 소비자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해외상품의 경우 배송 지연, 품질 불량 등 불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외에는 제품의 사후 처리 등 AS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이커머스를 믿고 제품을 구매했으나 판매자는 AS에 대해 나 몰라라하고, 업체 고객센터는 책임을 판매자에 돌리면서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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