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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매수’ 관행 안깨지네...DS‧부국‧유화‧한양증권, '중립'도 없이 ‘매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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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매수’ 관행 안깨지네...DS‧부국‧유화‧한양증권, '중립'도 없이 ‘매수' 100%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3.12.1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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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사 리서치센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매도 리포트 활성화를 주문했지만 여전히 ‘매수’ 일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여러차례 증권사 차원에서의 변화 노력을 강조했지만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셈이다.

올해 한해 동안 ‘매도’ 의견을 단 한 건도 내지 않은 증권사가 절반을 넘었다. 특히 DS투자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등 4곳은 중립 의견조차 없이 매수 리포트만 100% 발표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43곳 가운데 올해 3분기 기준 1년 동안 ‘매도’ 리포트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은 증권사는 25곳으로 전체의 58.1%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27곳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매수’ 리포트만 낸 증권사도 지난해 말 기준 DS투자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교보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6곳에서 올해 3분기 4곳으로 감소했다. 교보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이 중립 의견을 제시하면서 100% 일색에서 벗어난 것이다.
 

다만 매수 리포트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외국계 증권사는 매수의견이 30~70%로 다양한데 반해 국내 증권사들은 80% 밑을 내려가지 않았다.

중소형 증권사뿐 아니라 대형 증권사도 매도보다는 매수 리포트 비중이 훨씬 높았다. 키움증권이 97%, 미래에셋증권 96.1%, 하나증권 94.2%. 신한투자증권 93.5%, 대신증권 91.1% 등 매수 의견이 90%를 넘어섰다.

그나마 삼성증권이 80.4%로 국내 증권사 중 매수 리포트 비중이 가장 낮았고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중립 리포트를 10% 이상 냈지만 매도 의견은 0%로 동일했다.

지난해 매도 의견이 한 건도 없었던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0.6%, 하나증권이 0.4%, 신영증권 0.8% 비중으로 매도 리포트를 냈다. 반대로 DB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매도 리포트 비중이 0.8%에서 올해 0%로 축소됐다.

외국계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매도 리포트 비중은 CLSA코리아증권이 26.9%, 메릴린치인터내셔날LLC증권 22.8%에 달했으며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16.7%, 골드만삭스증권 16.4%, 노무라금융투자 14.5% 순이었다.

외국계 증권사는 중립 의견도 최대 46%에 달했고 평균 20~30% 수준을 유지하며 ‘매수’ 의견 쏠림 현상이 덜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3월 개최한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리서치 객관성‧신뢰성 제고를 주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3월 개최한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리서치 객관성‧신뢰성 제고를 주문했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증권사들의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이 시장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 때문에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신년업무계획에도 매수 일색인 관행을 없애기 위해 독립리서치 회사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고,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올 초부터 “리서치 보고서의 객관성‧신뢰성 제고 문제를 개선하는데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7월에도 금융감독원은 27개 국내외 증권사 CEO와 영업관행 개선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해 리서치센터 관행 개선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함용일 자본시장부원장은 “다수의 증권사가 그간의 관행에 대한 자성없이 국내 시장환경만 탓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다만 아무리 객관적으로 내라고 주문하더라도 투자 의견 자체는 주관적인 부분이라 매수 의견이 높거나 매도 의견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개별 증권사에 지도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증권업계와 함께 리서치 관행 개선 TF를 운영 중인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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