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소소한 경영] "장애인들에게 편안한 옷을"...유니클로, 연간 400여명에게 의류 리폼 서비스
상태바
[소소한 경영] "장애인들에게 편안한 옷을"...유니클로, 연간 400여명에게 의류 리폼 서비스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4.04.18 0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소한 경영'은 소비자를 소중히 하는 경영,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도모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소비자를 위해 세심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실천하려는 노력이 소비자 중심 경영의 초석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유니클로의 의류 리폼 사업 덕분에 아이 옷을 입히는 게 더 이상 힘들지 않아요. 아이도 다양한 옷을 입을 수 있다고 좋아해서 무척 기쁩니다" 

유니클로 '장애인 의류 리폼 지원 사업' 참여자의 어머니인 최 모 씨의 소감이다. 

유니클로 ‘장애인 의류 리폼 사업’은 지난 2019년에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함께 출범했다. 기성복을 입기 어려운 장애인의 고충에 대해 알게 된 뒤 이를 돕고자 유니클로는 장애인 맞춤 의류와 기기를 제공하고 있었던 서울시에 직접 연락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장애인 의류를 전문 제작하는 패션 기업은 극소수인데 그 중 하나가 유니클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브랜드 ‘하티스트’도 지체 장애인의 신체 특성을 반영한 기성복을 출시하고 있으나 '리폼' 방식은 아니다 보니 국내에 장애인 맞춤형 의류를 만드는 기업은 유니클로가 유일한 셈이다. 

국내 등록장애인 중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 수는 2022년 기준 117만 여명이다. 그러나 장애인 의류 사업을 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보니 대다수 장애인들은 기성복을 구매한 뒤 불편한 채로 옷을 착용하거나 추가 비용을 들여 리폼해 입어야 했다.
 

▲유니클로 장애인의류리폼사업 참여자 및 보호자
▲유니클로 장애인의류리폼사업 참여자 및 보호자

유니클로의 장애인 의류 리폼 사업은 내부 지속 가능성 업무 담당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팀이 맡는다. 이 팀은 2019년부터 매년 리폼 사업을 계획하고 4월~5월 사이에 참여자를 모집한다. 이후 12월까지 1인당 3~5벌 정도의 의류를 무상으로 리폼해 주고 있다. 

유니클로의 리폼 사업이 더욱 특별한 점은 전문가와 참여자 간 심도 있는 상담을 통해 꼭 맞는 의류로 수선해준다는 것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산하 및 협력기관 소속 보조공학사, 사회복지사, 재단사가 참여자와의 개별 상담을 진행하며 불편함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다. 

실제 서울 성동구에 사는 이 모씨는 (뇌병변 1급)는 경직형 뇌성마비 장애로 평소 휠체어와 자세보조용구를 사용하고 있다. 앉을 때마다 아우터 뒷면이 접히거나 말려 올라가는 불편함이 있었다. 가슴벨트는 외투가 두꺼워지는 겨울철이면 옷의 두께로 인해 수시로 길이를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도 따랐다. 유니클로 리폼 전문가들과의 상담을 통해 평소 입지 않던 패딩을 조끼형태로 바꾼 후 등판을 겨드랑이 높이까지 잘라냈다. 이 씨는 "가슴벨트가 옷 안으로 쏙 들어가 꼭 맞게 사용할 수 있고 옷 등쪽이 접히지 않아 앉을 때도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에 사는 성 모씨( 뇌병변 1급)도 발보조기를 착용할 때 좁은 바지통을 걷고 보조기를 신는 일상이 무척 힘들었다. 기저귀 착용시 밑위가 짧은 바지를 입고 휠체어에 앉을 때 바지의 뒤쪽이 흘러 내리는 불편함도 따랐다. 지난해 유니클로와 함께 의류 리폼을 진행한 뒤 성 씨는 "바지 밑위 연장과 밑단 옆트임을 하게 됐고 발보조기도 편하게 신을 수 있다. 또 다양한 옷을 선택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사업에 약 3400명이 참여했고, 총 1만5000여 벌의 유니클로 의류를 맞춤형 의류로 제공했다. 출범 당시 서울시 내 4개 권역의 센터와 협력해 서울시 전역에서 진행하던 사업은 현재 서울시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당분간은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은 없지만 매년 이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참여자와 보호자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옷 입는 시간이 단축돼 좋다”,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의 변화가 크다"라고 입 모은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소근육 문제로 단추를 끼우기 어려울 경우 안쪽을 지퍼로 교체, 벨트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아우터 옆선을 오픈, 다리나 발목 변형으로 바지 착용이 어려워 하의 밑단을 수선, 기저귀 착용으로 바지 착·탈의 시 어려움을 감안해 하의 옆선을 오픈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소근육 문제로 단추를 끼우기 어려울 경우 안쪽을 지퍼로 교체, 벨트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아우터 옆선을 오픈, 다리나 발목 변형으로 바지 착용이 어려워 하의 밑단을 수선, 기저귀 착용으로 바지 착·탈의 시 어려움을 감안해 하의 옆선을 오픈

리폼의 만족도를 수치화한 결과도 긍정적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실시한 2022년도 참여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의류 착용의 어려움’이 리폼 전 72%에서 리폼 후 8.7%로 크게 감소했다. ‘의류 착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리폼 전 67.4%였고, 리폼 후 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는 올해에도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함께 리폼 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총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17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2020년부터 장애인 의류 리폼 지원에 참여하고 있는 서스테이너빌리티팀의 이 씨는 “리폼 의류 덕분에 아이와 부모 모두 옷으로 인한 불편함이 줄어 외출이 용이해지는 등 일상에 소중한 변화가 있었다는 참여자의 후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한국 사회에 책임 있는 기업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