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대기업집단 새얼굴/영원무역] ‘OEM사업' 통해 자산 6조 넘겨...승계과정 논란·내부거래 의혹 해소 '숙제'로
상태바
[대기업집단 새얼굴/영원무역] ‘OEM사업' 통해 자산 6조 넘겨...승계과정 논란·내부거래 의혹 해소 '숙제'로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4.05.23 0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도 대기업집단에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다.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이 주인공이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2년 만에 다시 지정됐다. 대기업집단 신규 지정으로 이들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들어가게 되고, 경영활동상 각종 공시 의무를 지게 됐다. 신규 지정 그룹들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문제 등 현안들을 기업별로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영원무역그룹은 1974년 전신인 의류 제조 및 수입사 ‘영창실업’으로 출범한 뒤 1997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론칭하며 본격 성장했다. 2009년에는 회사 분할을 통해 영원무역을 신설하고 영원무역홀딩스를 지주 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핵심 계열사는 의류 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하는 영원무역(대표 성기학)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대표 성기학)다. 올해 영원무역그룹이 창립 이후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것은 이 핵심 계열사의 공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영원무역그룹의 신규 지정 사유에 대해 “유명 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판매하는 영원무역을 주축으로 하는 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고 밝혔다. 

영원무역그룹의 자산총액은 6조890억 원으로 2022년 말 4조8300억 원에서 1년 만에 26.1% 증가했다. 자산기준 재계순위는 73위이며 창업자 성기학 회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그룹의 상장사는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대표 성래은)와 영원무역(대표 성기학)으로 2개다. 비상장사까지 합해 총 5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
▲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
핵심 계열사 영원무역의 작년 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2조4142억 원으로 2022년 말 대비 27.4% 증가했다. 부진한 의류 업황 속 OEM사업의 실적이 선방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매출 가운데 비중 61%를 차지하고 있는 OEM사업의 작년 매출(내부거래 매출액을 포함한 단순 합계)은 4조1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 줄었으나 4조 원대를 유지했다. 작년 기준 영원무역 전사업 부문의 내부거래 매출액을 포함한 단순 합계 매출은 총 5조4436억 원이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 영원아웃도어의 작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9271억 원으로 2022년 말 대비 21.2%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9613억 원, 영업이익 24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8%, 32.9% 늘었다. 

◆ 차녀 성래은 부회장 지주사격인 YMSA 지분 50% 보유...승계 과정 각종 논란 잇달아 
 
성기학 회장(77세)이 창업한 영원무역그룹의 지배구조는 꽤 복잡하다. 차녀 성래은 부회장(46세)→ 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로 이어진다. 

명칭으로 볼 땐 '영원무역홀딩스'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지주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YMSA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옥상옥 구조다. 비상장회사인 YMSA는 1984년 섬유 및 원단 관련 수출입을 목적으로 설립된 성 회장 개인 회사로 알려졌다. 

YMSA의 최대주주는 차녀 성래은 부회장으로 지분 50.0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31일 성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00% 중 50.01%를 성 부회장에게 증여함에 따라 사실상 승계가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잇달아 제기됐다. 우선 오너 일가가 비상장사인 'YMSA'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상장사 영원무역홀딩스 및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너일가가 옥상옥 지배회사 구조를 꾸리는 데에는 승계 목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승계 과정에서 지주회사 가격이 낮을수록 지배주주의 지분율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영원무역그룹의 경우 성 부회장이 YMSA의 지분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부당 내부거래 의혹이 나왔다. 당시 증여 받은 지분 1700억 원에 따른 증여세는 850억 원이었다. 성 부회장은 증여세를 YMSA에서 빌려 현금 납부했는데 YMSA는 대구 본사 건물을 팔아 600억 원 상당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건물의 매수자가 계열사인 영원무역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당 내부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 각종 규제 받게 된 YMSA, 부당 내부 거래 의혹 떨칠까 

YMSA는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29.09%를 보유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은 △성기학 창업주 16.77% △성 회장의 형수 김희진씨 0.21% △성래은 부회장 0.03% 등이다. 세 자매(시은·래은·가은씨) 중 성래은 부회장이 영원무역홀딩스 지분을 유일하게 갖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핵심 계열사 영원무역 지분 50.52%, 영원아웃도어 지분 59.30%를 보유하고 있어 YMSA를 지배하게 되면 그룹 전체를 다룰 수 있다. 지주사격인 YMSA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성 부회장의 지배력이 큰 상황이다. 

이번에 영원무역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비상장법인인 YMSA도 의무적으로 정보 공개를 해야 하다 보니 부정 내부 거래에 대한 의혹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대기업집단이 된 영원무역그룹은 앞으로 기업집단 현황, 비상장사 주요사항, 대규모 내부거래 등에 대한 공시 의무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 제공 금지, 사익 편취 금지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YMSA는 성 부회장이 지분을 증여 받을 당시를 제외하곤 2012년 감사보고서 이후 구체적 지분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2012년 당시 성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5.59%였으나 최근 성 부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할 때 성 회장의 지분이 100%였던 것으로 보아 그간 특수관계자와 얽힌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YMSA의 내부거래 비중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실제 비중은 2020년 92.9%, 2021년 95.8%, 2022년 95.1%다. 내부 거래가 많다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행위가 공정위에 적발되면 과징금 처분, 검찰고발 등의 제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영원무역그룹의 부당 내부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영원무역그룹의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영원무역 측은 기자의 내부거래 현황과 해소방안에 대한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