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 조석래 명예회장은 (주)효성 10.14%, 효성티앤씨 9.09%,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화학 6.3%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분가치는 약 8900억 원.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주)효성과 오는 7월 신설지주사의 중심이 될 효성첨단소재의 지분이다.
민법상 법정상속분대로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나눌 경우 송광자 여사 3.38%, 조현준 회장 등 3형제가 각각 2.25%씩을 받게 된다.
조 명예회장 유언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이 법적상속분을 받게 되면 유류분 청구 소송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유류분은 법적상속분의 50%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주)효성과, 효성첨단소재 등의 지배구조 중심에 있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신동진 10%, 더클래스효성 3.48%, 동륭실업 80%,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10%, 효성토요타 20%, 효성티앤에스 14.13%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동룡실업이 과거 실적이 부진하던 시절 사재를 출연해 지분 40%를 추가 확보해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추후 상속받은 (주)효성 지분을 활용해 개인회사로 계열분리를 완성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동륭실업의 나머지 20% 지분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10%씩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427억 원이다. (주)효성 지분 2.25%의 지분가치는 295억 원이고, 동륭실업 20%의 기업가치는 286억 원으로 비슷하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법정상속분을 받더라도 조현준‧조현상 체제의 지배구조에 끼치는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21.94%, 조현상 부회장이 21.42%를 보유했고,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은 56.1%에 달해 조 전 부사장이 2%대의 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긴 힘들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주)효성이 22.53%, 조 부회장이 12.21% 등을 보유했다. 특히 (주)효성은 지난 14일 1만2186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22.25%에서 0.28%포인트 높이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효성첨단소재는 7월 1일 출범하는 효성신설지주(가칭)의 핵심 기업이다. 신설지주를 통해 조 회장과 조 부회장 투톱 체제가 이뤄지게 된다. 당분간은 형제간 독립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추후 조 부회장은 (주)효성 보유 지분과 효성첨단소재의 (주)효성 지분 스왑을 통해 지배구조를 정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신설지주는 조 부회장이 30% 이상의 지분율 보유하게 된다.
두 형제가 지분을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지분을 맞바꾸는 방식도 이뤄질 수 있다. (주)효성과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1조3000억~1조7000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2014년 이후 10여년 만에 형제의 난이 다시 발발하게 되는 셈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조현준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한편 조 부회장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4차례 장내매도를 통해 효성중공업 지분을 4.88%에서 2.5%로 낮췄다. 주식 매각으로 현금 약 700억 원을 확보했는데 이는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 오너 일가들은 조 명예회장 상속분에 대해 약 4000억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조 회장은 주식담보를 통해 상속세 마련이 가능한 상황이다. 조 회장은 (주)효성, 효성ITX, 갤럭시아에스엠,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데 효성화학 주식으로만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효성화학 지분 27만9355주 중 87%가 담보로 잡혀 있다. (주)효성과 효성ITX 등 보유주식 가치가 7000억 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담보로 제공한 주식 비중은 2%로 미미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