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전날 상상인이 제기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과 주식 처분 명령에 대한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상상인에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90% 이상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두 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의결했지만 상상인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데 따른 조치였다.
저축은행의 최대지분을 보유한 법인은 주요 임직원이 금융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보유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고, 지분을 처분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 있다.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은 2019년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가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 미준수·허위보고 및 불법대출 혐의로 과징금 15억2100만 원, 유준원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 처분에 따른 금융위의 조치였다.
상상인 측은 절차상 하자를 주장했다.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부합 여부는 회계연도 말일 기준 정기 심사만 가능하며 수시 심사를 통한 처분은 할 수 없으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 명령과 주식처분명령이 절차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선행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와 소송 확정을 기다렸다가 이뤄진 데 따른 절차”라며 상상인 측의 ‘절차상 하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상인은 항소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와 별개로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매각은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 절차에 다시금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 매각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밝히고 있는 상상인 측이 이번 법정 명령을 받으면서 매각이 급해졌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상인에 대한 법정 명령이 나온 상황이다 보니 협상력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OK금융 측에 쏠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은 현재 매도자 입장에서 매각이 조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작업을 진행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작업은 지난해부터 추진돼 왔으나 현재까지 진척이 없었다. 앞서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상상인저축은행을 매각을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했으나 가격 견해차로 협상이 결렬됐었다.
특히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경기·인천 지역의 영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OK금융의 영업권은 서울,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다.
만일 인수가 성사될 시 OK저축은행이 압도적 업계 1위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 총 자산은 13조7843억 원, 상상인저축은행 2조7553억 원이다. 두 기업의 총 자산을 단순 합산 시 16조5396억 원으로, 현재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14조8211억 원)보다 규모가 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