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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금 44조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MBK,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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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금 44조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MBK,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뒷전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5.01.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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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를 앞세우며, 운용자금만 44조 원(홈페이지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MBK파트너스가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 담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받은 이후에도 여전히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에서 자금을 출자받은 만큼 책임 있게 운용해야 하는 MBK가 기관투자가들의 중요한 투자 지침을 도입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MBK가 ‘거버넌스 개선’을 내세워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와 고려아연 등을 상대로 잇달아 적대적 M&A에 나선 데 따른 비판 시선이 나온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투자의 원칙을 담고 있다.

특히 당국은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투자한 기업의 가치 향상을 둘러싼 전략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에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사의 관심도를 살피는 가늠자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 보도와 금융당국 설명에 따르면 MBK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10월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지적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시정 등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질의에 MBK 김광일 부회장은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백 의원은 “많은 자금을 굴리면서 스튜어드십 코드도 도입하지 않고 국민연금공단에서 (MBK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는 사모펀드에 국민연금 위탁운용을 맡기는 것이 맞겠느냐”고 지적했다.

금융위 설명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다.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7대 원칙을 일컫는다.

당국은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추진과 맞물려 지난해 3월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여기에는 “투자 대상 회사의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투자사가 단순히 자금 회수에 국한하지 않고 투자 대상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촉진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한국ESG기준원 통계 등에 따르면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4대 연기금을 포함해 239곳에 이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73개사로 지난 2017년 5월에 JKL파트너스가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 PEF 약정액 상위 10위 운용사 중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2017년 6월) △IMM인베스트먼트(2022년 7월)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 필요성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거론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17년에 발간한 ‘우리나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한국 증시의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대한다”며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은 이사회 독단적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주주총회 기능 회복이라는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도입 필요성이 있다”고 기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책임 있게 운용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기본 원칙으로 최근 밸류업 정책 추진과 맞물려 기업가치 향상 전략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라는 내용도 반영되는 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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