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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성장 전략①] 창립 100주년 유한양행, 글로벌 50대 제약사 도전장...면역항암제·알레르기 치료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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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성장 전략①] 창립 100주년 유한양행, 글로벌 50대 제약사 도전장...면역항암제·알레르기 치료제 집중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5.01.0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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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 산업을 거론할 때면 항상 ‘내수용’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 연구개발(R&D)에서 굵직한 신약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사의 성장 전략도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나온다. 제약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제약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유한양행이 글로벌 50대 제약사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주목 받는 파이프라인으로 면역항암제 'YH32367'과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가 거론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으로 후속 신약 성과를 강조해 왔다. 후보물질을 도입해 초기 임상 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해 후속 개발 과정을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성공 방식을 다른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조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핵심과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조기 창출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조욱제 대표
▲조욱제 대표
올해 주목할 분야는 면역항암제와 알레르기 치료제다. 대표적으로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면역항암 이중항체 'YH32367'과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다. 두 물질은 각각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 중이다.

YH32367은 동일 기전 약물 대비 낮은 간독성과 단독, 병용 치료에서 우수한 효능이 나타난 점을 내세우고 있다. 타깃하는 시장은 세계적으로 약 7조 원에 달한다. 경쟁 제품인 다이치산쿄의 엔허투 연 매출은 연 3조5000억 원대로 나타났다.

YH35324는 혈중 유리 IgE(면역글로불린E) 수준을 낮춰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아토피, 천식, 크론병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경쟁약물 대비 IgE에 대한 높은 결합력과 기존 항체 의약품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한양행은 2028년 전세계 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천식 시장 규모를 각 3조7000억 원, 31조 원, 26조 원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알레르기 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수출이 논의되고 있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주요 임직원이 기술수출 파트너링 및 유망 파이프라인 탐색차 방문한다”고 말했다.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성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현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에 렉라자를 1조 원대 규모로 기술수출했는데, 이와 관련된 첫 논의를 이 행사에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한양행의 매출 전망치는 2조7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88억 원으로 74.1% 늘었다. 렉라자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 약 800억 원을 지급받은 영향이다.

다만 5%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률은 다수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기보다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신약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미약품, 대웅제약의 경우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한다.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이나 중소규모 제약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도 바꿨다.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유한 오픈 이노베이션(YIP)' 등을 활용해 후보물질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매주 복수의 바이오텍 및 학계 관계자 등과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렉라자 성공 공식 '오픈 이노베이션' 

유한양행은 2015년 7월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도입했고, 오스코텍과 공동 개발을 진행했다. 2021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31호 신약 렉라자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얀센에 기술수출을 결정한 것은 글로벌 신약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이었다. 얀센은 자사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했고,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도를 낮추면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국산 항암제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최초 사례이며 국내 개발 의약품과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이 협업해 성과를 낸 최초 사례다.

현재 유한양행이 공개하고 있는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12종 모두 앱클론, GC녹십자, 제이인츠바이오 등으로부터 도입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50대 제약사 도입을 위해선 4조 원 이상의 매출이 필요하다. 2023년 기준 세계 50위 제약사인 Dr.Reddy’s Laboratories의 매출은 30억 달러로 원달러 환율 1295원을 기준으로 3조9000억 원에 달한다. 유한양행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추가 신약 개발 성과는 필수적이다.

이어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매년 1건 이상의 기술수출과 후보물질 2개의 임상시험 돌입을 목표로 밝혔다.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한 추진사항으로 이어진다.

연구개발비 투자 금액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연구개발비용이 임상시험에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임상에 돌입하는 파이프라인이 늘어날수록 연구개발비도 비례해 증가할 전망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약 개발 성과로 인해 이익이 생기면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기존 유망 기업에 투자했던 지분도 상황에 맞게 유기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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