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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새해 경영과제④]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한 우리은행...정진완 체제에서 내부통제·실적 두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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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새해 경영과제④]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한 우리은행...정진완 체제에서 내부통제·실적 두 토끼 잡을까?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5.01.09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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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규제 강화로 시중은행들은 올해부터 이자이익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5대 시중은행 중 4곳의 수장이 바뀔 정도로 은행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당면 과제와 타개책 등을 살펴보면서 2025년 은행권 경영전략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우리은행은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직 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정진완 은행장으로 선장이 바뀐 우리은행은 올해 내부통제 강화가 급선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예고, 고환율 지속 등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만만치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5244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3분기 만에 2023년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업대출 총잔액은  19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고 기업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1%포인트 상승한 56.2%를 기록했다.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이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영업력을 끌어올린 성과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잔액도 145조 원으로 같은 기간 6.5%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9790억 원으로 75.4%나 늘렸다. 비이자이익 비중도 17.3%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실적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한 해였다.

그러나 잇따른 내부 횡령사고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로 최대 실적이 빛을 바랬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손 전 회장 친인척에 460억 원대 부당 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남 김해지역 지점에서 100억 원이 넘는 횡령 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같은 해 9월과 11월에는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81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대형 금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부당대출 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도 이 달 중 발표될 예정이라 우리은행은 긴장 상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그만큼 우리은행으로선 올해 실적 유지와 내부 단속이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다. 새로 부임한 정진완 은행장에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정 행장은  우리은행에서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 영업 요직을 거친 인재다. 

지난해 6월 중소기업그룹장으로 승진한 뒤 6개월 만에 부행장으로 고속 승진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은행장으로 부임했다. 나이도 57세로 시중은행장중 가장 젊다. 정 행장에 대한 그룹의 기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정 행장은 중소기업그룹장 시절 중소기업 공급망 금융을 지원하는 상생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고도화해 4만 회원사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다만 친인척 부정대출에 대한 금융감독원 감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 바로 영업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 행장도 취임하면서 최우선 과제로 ‘신뢰 회복’을 언급했다.

우리은행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실적 향상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현재 고액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 '투체어스W 센터' 4개,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 센터' 3개를 운영 중인데 오는 13일 여의도에도 새로 오픈해 통합 플랫폼 ‘뉴WON뱅킹’과 연계한 디지털·IT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내부 혁신을 통한 영업력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상대평가였던 성과평가도 절대평가로 바꿔 지나친 경쟁을 지양하고 동반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연말 조직 개편에서도 개인그룹에 부동산 금융을, WM 그룹에 자산관리·연금사업을, 기업그룹에 중소와 대기업을 통합했다. 부행장 숫자도 5명으로 줄여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게끔 전환했다.

내부통제 시스템도 개선했다. 지난달부터 경영진 감찰 전담 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검찰 출신 이동수 변호사를 실장으로 영입했다. 금융권 최초의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 관할한다. 그룹 임원의 친·인척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 대출 취급 시 임원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내부통제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감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임원 친·인척 정보 등록 등 당장 할 수 있는 부분부터 개선하고 있다. 구체적인 부분은 결과가 나온 후 더 개선할 것”이라면서 “정 행장이 영업 현장에서 가까이 있던 영업통이다 보니 기존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젊은 분이기도 하니 기업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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