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CO는 순환보직 형태로 1~2년 간 역임 후 바뀌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문성을 중시한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은행지주 및 은행들이 임원 책임이 강화되는 '책무구조도'를 본격 시행하면서 은행 소비자보호업무를 총괄하는 CCO들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5대 시중은행 CCO 중에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유임됐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신규 선임됐다. 하나은행은 기존 CCO 임기가 올해 말까지 남은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CCO를 맡고 있는 박영세 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CCO 3년차 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박 부행장은 현재 KB금융지주 소비자보호본부장도 겸직 중이다.
지난해 H지수 ELS 사태로 홍역을 치른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조직을 강화하며 박영세 부행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KB금융지주는 소비자보호조직이 준법감시인 산하에 있던 본부급 조직에서 금융지주 회장 직속 소비자보호담당으로 확대 재편했고 KB국민은행 역시 소비자보호그룹이 은행장 직속 조직으로 이동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2022년부터 CCO를 맡고 있는 박현주 부행장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며 소비자보호조직을 이끌게 되었다. 박 부행장 역시 신한금융지주 소비자보호부문장(부사장)을 겸직 중이다.
박현주 부행장은 3년 간의 CCO 임기 동안 ▲시중은행 민원 환산건수 최저 ▲금융소비자교육센터 '신한 학이재' 오픈 ▲비예금심사Cell 도입 등의 성과를 내며 전문성을 인정 받아 올해도 소비자보호조직을 이끌게 되었다. 국내 금융회사 CCO 중에서 4년 간 재임하는 경우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CCO가 바뀐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주목할 만하다. 두 은행은 공교롭게 전임 CCO들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영전'하면서 교체가 된 점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전임 CCO였던 정현옥 부행장이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 농협은행 전임 CCO 이민경 부행장도 농협카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두 사람 모두 해당 금융그룹 최초 여성 CEO 기록도 남겼다.
이들의 후임도 베테랑들이다. 우리은행 신임 CCO로 선임된 송윤홍 부행장은 우리은행 디지털사업부와 외환사업부에서 본부장을 맡았고 경기수원영업본부장을 거쳐 작년 말까지 우리금융지주 성장지원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은행 내 영업·디지털·미래사업부문 등 요직을 담당했다.
농협은행 CCO로 임명된 이강영 부행장은 농협은행 디지털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특히 이 부행장은 직전까지 개인디지털금융부문장을 맡아 농협은행 모바일뱅킹 '올원뱅크'의 슈퍼앱 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