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불어 닥친 혹한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치솟는 원가율과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재무건전성은 악화되고 수익성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데이터센터‧소형모듈원전(SMR)‧재생에너지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최악의 한해가 될 것이란 우려 속에 건설사들의 올해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9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주택사업은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한 곳 뿐이다. 이 사업은 방배 6구역을 재개발하는 것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16개동‧1097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짓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장 상황 및 사업지에 대한 사업성‧수익성 등을 세심하게 고려한 주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 한 해 동안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 △래미안 원펜타스 △래미안 레벤투스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 센트리폴(3BL) △래미안 센트리폴(1BL) △래미안 센트리폴(2BL) 등 7개 단지만 공급했다.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것보다 적은 물량이라도 확실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지만 수주하겠다는 핀셋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삼성물산은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으로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낙점했다. 예정 공사비만 1조5723억 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용산구 보광도 일원에 지하 7층~지상 22층‧51개동‧2331가구(공공 35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권만 따내면 1조원 이상 수주고를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삼성물산 뿐 아니라 현대건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1,2위가 몰리면서 한남4구역을 둘러싸고 피 튀기는 혈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주택사업에서는 보수적 경영방침을 이어가지만 해외사업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힘을 싣고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스웨덴 민간 SMR 개발사인 칸풀 넥스트와 스웨덴 SMR 사업 개발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양사는 관련 기술 선정, 환경영향평가 등 발전소 건설을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오는 2032년까지 칸풀 넥스트와 함께 SMR 발전소를 건설해 스웨덴 내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직접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도 루마니아 SMR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기본설계(FEED)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수주액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까지 삼성물산 해외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47억9630만 달러(6조9536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유지했던 왕좌 자리를 삼성E&A에게 내줬다.
삼성물산의 수주액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삼성전자 등이 발주하는 해외 반도체 공장건설 프로젝트 등이 줄어든 탓이다. 때문에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주액을 회복해야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어려운 환경임에도불구하고 3분기까지 누적기준 매출 14조9808억 원‧영업이익 856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4% 소폭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4.8%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대형건설사들 중 감소폭이 가장 적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561억 원으로 4분기까지 더하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삼성물산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