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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서 고려아연 사태 우려 목소리 잇달아…”한미 공동 안보 관점에서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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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서 고려아연 사태 우려 목소리 잇달아…”한미 공동 안보 관점에서 검토해야”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5.01.17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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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시도가 4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미국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공화당 원로 정치인인 빈 웨버 전 연방하원의원은 국무부에 서한을 보내 ‘고려아연 사태’를 한미 공동 안보 이익과 경제적 영향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버 전 연방하원의원은 최근 제프리 파이어트 국무부 에너지자원 차관보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미 양국이 구축한 핵심광물 공급망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탈중국 공급망 형성에 있어 고려아연의 역할과 성과가 있는 만큼 양국 정부 차원에서 고려아연 사태를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웨버 전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와 협의하면서 경제적 영향과 더불어 양국의 공동 안보 이익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고려아연 사태를) 계속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MBK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투자 이력과 관심도를 고려할 때 중국 기반 기업 또는 중국 자금의 지원을 받는 회사들이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로 광범위한 기술 이전을 초래할 뿐 아니라 중국에서 탈피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고려아연의 기술은 M&A나 수출시 당국으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MBK의 6호 바이아웃 펀드는 출자 구성 가운데 80% 이상이 외국계 자본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중국외환투자공사(CIC) 등 중국 자금도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웨버 전 의원은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은 방위산업에 중요한 안티모니(안티몬)을 미국에 수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중국의 경제적 압력으로부터 보호받는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한미동맹의 주요 민간부문 파트너로서 고려아연의 역할을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2014년 안티모니 사업에 진출한 이래 순도 99.95%의 고순도 안티모니 생산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은 연간 수백 톤의 안티모니를 미국에 공급한 뒤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안티모니의 대미 수출이 실현되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데 일조하고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5일에는 트럼프 측근으로 분류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언론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정련 아연 생산력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라며 “(한국이) 중국에 매우 매력적인 타깃이자 그들의 자원 무기화 전략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 사모펀드가 세계 정련 아연 1위 기업인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다”며 “해당 사모펀드의 주요 LP 중 하나로 CIC(중국투자공사)가 포함돼 있어 (고려아연의) 매각이 이뤄질 경우 핵심 광물이 중국으로 광범위하게 기술이 넘어갈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최근 미국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 의회 내 핵심광물협의체 공동의장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이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차관에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호주 연방의원 밥 카터 역시 “제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 사모펀드가 제련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 현경영진과 MBK파트너스가 맞붙는 임시주주총회가 23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캐스팅 보트’로 지분 4.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표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은 이날 열리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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