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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0년, 위기의 홈쇼핑下] 디지털 혁신·콘텐츠 강화·배송고도화로 치열한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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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0년, 위기의 홈쇼핑下] 디지털 혁신·콘텐츠 강화·배송고도화로 치열한 각자도생
  • 이정민 기자 leejm0130@csnews.co.kr
  • 승인 2025.01.22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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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범 30년을 맞은 홈쇼핑 업계가 사면초가에 처해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았지만 TV 홈쇼핑이 성장 한계에 부딪친 데다 송출수수료 부담과 신사업의 더딘 성장으로 수익성마저 악화 일로에 있다. 30살 홈쇼핑의 위기를 진단해 본다.[편집자주]

홈쇼핑 업계가 출범 30년을 맞이한 가운데 다양한 위기 속에서 각기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TV 기반 방송에서 벗어나 디지털 혁신과 콘텐츠 강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에서 일궈 놓은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 현대홈쇼핑, 글로벌 시장 확장과 AI 기술 도입

현대홈쇼핑(대표 한광영)은 지난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를 통해 글로벌 직구 라이브커머스를 본격 편성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펼쳤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TV홈쇼핑 방송과 라이브 커머스 영상을 숏폼 콘텐츠로 자동 업로드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올해는 해외로 눈을 돌려 프랑스 시골 지역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을 월 1회 정기 편성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프랑스 상품들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이탈리아, 프랑스, 유럽 등에서 진행한 해외 현지 방송 ‘글로벌 쇼라직구’가 큰 호응을 얻었다”며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상품들을 소개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송 역량 강화에도 힘주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평일 오후 4시 이전 결제한 상품을 바로 다음 날 배송해주는 ‘휙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 군포물류센터를 화성으로 확장 이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협업해 최신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다.

◆ CJ온스타일, ‘원플랫폼 3.0 전략’과 IP 사업 확대

CJ ENM 커머스 부문이 운영하는 CJ온스타일(대표 윤상현)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1년 5월 기존 TV 홈쇼핑 CJ오쇼핑과 인터넷몰인 CJ몰, T커머스 CJ오쇼핑플러스로 각각 운영되던 브랜드를 ‘CJ온스타일’이라는 이름 하에 통합시켰다. 출범 초기부터 디지털 부문을 키워 라이브 취향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강조했다.
 

▲CJ온스타일 대표 영상 콘텐츠. 사진=CJ온스타일
▲CJ온스타일 대표 영상 콘텐츠. 사진=CJ온스타일
지난해부터 TV와 T커머스,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CJ온스타일 원플랫폼 2.0 전략’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중심으로 채널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인라이브’ 캠페인으로 라방과 숏폼 콘텐츠의 결합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원플랫폼 3.0 전략’으로의 진화를 예고하고 모바일·TV 콘텐츠 IP를 5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며 뷰티 카테고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배송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새벽에 오네’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평일 오후 9시 이전에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익일 새벽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40%의 방송 상품에 오네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로 적용 채널을 확대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올해 3.0으로 진화하는 원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상품만이 아닌 영상 콘텐츠 IP까지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커머스 혁신”이라며 “몰입감 있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혁신적인 IT기술 개발 통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의 독보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GS샵, 모바일 중심 시너지 전략

GS샵(대표 허서홍)은 지난해 ‘모바일 시프트 2.0’을 선언하며 TV와 모바일 간의 시너지를 강화해왔다. 특히 모바일 숏폼 콘텐츠 서비스인 ‘숏픽’을 도입해 TV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한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일찍이 모바일 공략에 나선 GS샵은 2020년 온라인 취급고 비중이 50%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 상반기에는 비중이 64.2%까지 증가하며 모바일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GS샵도 지난해 10월 토요일 방송 상품을 일요일에 배송하는 ‘휴일에도 내일 도착’ 서비스를 개시했다. 초기에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 운영됐으나 올해부터 대상 방송과 서비스 지역 범위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샵의 경우 올해 성장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 롯데홈쇼핑,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와 캐릭터 IP로 자리매김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은 본업인 홈쇼핑 사업 강화, 건강기능식품 원료 사업, 벨리곰을 이용한 IP사업 진출 총 세 가지 사업 키워드를 앞세워 반등을 꾀하고 있다.

특히 TV와 이커머스 영업 조직을 통합해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강화했다. TV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TV와 모바일, 유튜브,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리빙, 뷰티, 패션, 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며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앱 첫 화면 하단에 숏폼 탭을 배치하고 1분 간 10개 이상의 영상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온라인 쇼핑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마진율이 높은 패션·뷰티 카테고리 상품 판매 강화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 캐릭터인 벨리곰을 활용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NS홈쇼핑, 직매입 확대와 커머스 역량 강화

NS홈쇼핑(대표 조항목)은 ‘직매입 확대’를 통해 상품 매입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협력사를 통해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자체 물류창고를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직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 최적화 상품 추천 기능을 탑재하며 커머스 역량을 강화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유튜브 쇼핑’ 기능도 새로 도입해 라이브 커머스와 모바일 플랫폼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부터 기존 오전 6시 생방송 시작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긴 오전 5시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60대~70대의 새벽 시간 TV시청률이 높아지고 있고 실제 지난해 NS홈쇼핑의 아침 재방송과 생방송 사이의 판매지표인 분당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 늘어났다.
 

▲NS홈쇼핑 아침 생방송 편성. 사진=NS홈쇼핑
▲NS홈쇼핑 아침 생방송 편성. 사진=NS홈쇼핑
이에 주요 소비자 및 시청자 층인 6070세대의 시청률이 높은 이른 아침 시간대를 특화타임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일반 생방송 시작시간을 오전 5시로 한시간 앞당겨 방송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재방송 시간을 생방송으로 바꿔 진행하면 시청자와 소통도 가능하고 생방송 연출을 통해 상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당긴 시간대에는 주요 소비자층에 포커싱한 전략 상품을 집중 편성할 계획이다.

NS홈쇼핑 측은 “주요 고객층의 생활 루틴과 당사 이용 패턴을 데이터화 해 분석한 결과 생방송 편성을 1시간 앞당겨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세그먼트 분석을 통해 편성과 콘텐츠 기획을 최적화해 고객의 관심사 및 생활에 밀착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홈앤쇼핑, 내실 강화와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 제고

홈앤쇼핑(대표 문재수)은 그간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주력해왔다. 주요 홈쇼핑 6개 사 가운데 송출수수료 부담이 가장 큰 만큼  광고비와 판관비 등 고정지출을 줄여 비용 절감과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만 51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인건비를 절감했으며 저성과 사업부를 폐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홈앤쇼핑은 지난해 진행한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으로 올해 다양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7월 패션, 방송 및 콘텐츠, ICT·디지털 혁신기술 세 분야에서 각각 '미타운'(3D 이미지 모델링), '제트에이아이'(AI 기반 CRM솔루션), '비크코퍼레이션'(스타일링 공유형 리워드 커머스)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 다양한 시범사업을 추진해왔다.

홈앤쇼핑도 올해 성장 전략에 대한 명확한 방향은 현재까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도 내실을 다져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 전문가, 홈쇼핑 산업의 생존을 위한 변화 필요성 강조

전문가들은 홈쇼핑 산업이 기존의 일방향적인 방송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혁신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황의 미래가 어두워 사양 산업으로 여겨지는 홈쇼핑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라이브 커머스 뿐만 아니라 옴니 채널을 구축해야한다"며 "현재 한국은 홈쇼핑이 살아남기 좋은 인구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 사업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TV 홈쇼핑은 현 시대의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형태가 아니다"라며 "TV는 소비자들이 수동적으로 찾아봐야 하는데, 콘텐츠가 넘쳐나는 현 시대 속에서 소비자들은 그런 방식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산업은 이미 사양산업이 된 지 오래됐으며 전반적으로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며 "단순히 송출 수수료를 낮춘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홈쇼핑의 가장 큰 문제는 원웨이(One-way) 방식일 뿐더러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을 표현할 수 있지만 홈쇼핑은 방송 심의 규제로 인해 그마저도 어렵다"며 "이러한 제약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지만 홈쇼핑이 반등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일방향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점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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