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본걸 LF그룹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고려디앤엘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LF 주식 4만2929주를 장내매수하면서 총 354만1919주의 주식을 확보했다. 고려디앤엘은 구성모 씨가 91.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 현재 구본걸 LF 회장(19.11%)의 뒤를 이어 LF의 2대주주에 올라있다.
그간 구성모 씨는 고려디앤엘을 통한 간접 매수를 진행해 왔으나 최근에는 직접 매입에도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LF 주식 9197주를 장내 매수해 보유 주식 수가 52만4900주로 증가했다.
구성모 씨는 지난해 10만4360주를 매입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7만6281주를 추가 매수하며 지분율을 1.8%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LF 최대주주 및 계열사 중 여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구성모 씨의 지분율은 1.18%, 구민정 씨는 1.1%에 불과했으나 잇따른 매수로 각각 1.8%, 1.26%로 증가했다. 고려디앤엘의 지분율도 11.97%에서 12.1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구 회장의 보유 주식 수는 558만7890주, 지분율은 19.11%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경영권 승계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구 회장이 고려디앤엘을 통해 구성모 씨의 LF 내 영향력 강화를 뒷받침해 왔기 때문이다. 구성모 씨와 구민정 씨의 개인 지분율 차이는 0.54%포인트지만 구성모 씨가 승계의 핵심 열쇠인 고려디앤엘을 손에 쥐고 있다.
구성모 씨가 91.58%의 지분을 소유한 고려디앤엘과 구성모 씨 개인 지분을 합산하면 그의 실질적인 LF 지분율은 12.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구성모 씨가 구본걸 회장의 뒤를 이어 LF의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LF 승계 물밑작업은 2022년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22년 7월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고려디앤엘(당시 고려조경)이 LF의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LF네트웍스가 보유했던 180만6000주(6.18%)가 고려디앤엘로 이전됐다. 고려디앤엘의 기존 최대주주는 2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 회장이었지만 이후 구성모 씨의 고려디앤엘 지분이 91.58%까지 늘어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23년 말 기준 구성모 씨가 지분 91.58%를, 8.42%는 구민정 씨가 소유하고 있다.
구성모 씨는 2023년 9월 LF 신규투자팀의 매니저로 합류해 그룹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사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입사 후 1년 만에 퇴사하며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국내를 떠나 있는 상황에서도 지분 매입에 나서며 LF 내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유학 후 복귀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