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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경영] "IT 사회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느린 학습자 위한 LG전자 '가전학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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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경영] "IT 사회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느린 학습자 위한 LG전자 '가전학교' 눈길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5.02.0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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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경영'은 소비자를 소중히 하는 경영,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도모하는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소비자를 위해 세심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실천하려는 노력을 담아냅니다 [편집자 주]

3분만 돌리면 냉동만두와 컵라면, 피자까지 따끈하게 조리해주는 전자레인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유용하고 간편한 생활 가전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전자레인지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른다. 복잡한 제품 사용 설명서를 읽고 또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발달장애 아동이나 시니어들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LG전자는 지난 2023년 쉬운 글 도서인 '안녕 전자레인지! 맛있는 한 끼를 부탁해'를 출판했다. 이 도서는 전자레인지 사용법과 제품 발명 배경을 알기 쉬운 그림과 글로 소개한다. 또 삼각김밥과 즉석밥 등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이나 전자레인지 사용 시 주의할 점, 서비스센터 이용 방법까지 꼼꼼히 안내한다. 누구나 책 한 권으로 일상 속 맛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LG전자가 2년째 느린 학습자(배움의 속도나 이해가 더딘 학습자)의 가전제품 사용을 돕는 ‘가전 학교 프로젝트’를 운영,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전제품 사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쉬운 글 도서를 배포하거나 가전사용을 용이하게 돕는 컴포트 키트(보조 액세사리)를 기증하는 등 여러 활동을 통해 모두를 위한 가전 접근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6일 LG전자에 따르면 홈어플라이언스(HS)사업본부 고객 담당(CX) 부서는 지난 2023년 4월부터 누구나 올바르고 안전하게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가전제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제품 사용 설명서가 어려운 장애인과 시니어 등에게 눈높이에 맞는 설명과 그림으로 구성한 ‘쉬운 글 도서’를 무상 배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쉬운 글 도서
▲쉬운 글 도서

쉬운 글 도서는 가전제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 원리와 지식을 담은 스토리 북이다. 쉬운 글과 그림 중심으로 쉽게 제품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별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도서는 특수교육 감수를 거쳐 일선 학교에서 교재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쉬운 글 도서 제품군은 냉장고, 에어컨, 청소기, TV, 세탁기, 전자레인지 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선보인 세탁기 편에는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종이 놀이 키트'를 새로 포함했다. 트롬 세탁기와 여러 옷가지를 종이 모형으로 구성해 세탁기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LG전자는 가전학교 프로젝트를 ‘쉬운 가전 프로젝트’, ‘가전학교 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대하며 사회적 약자의 가전사용 접근성을 향상해가고 있다.

 ‘가전학교 원데이 클래스’는 놀이를 통해 가전제품의 전기적, 기계적 원리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지난해는 전국 각지의 학교와 LG전자 베스트샵에서 118명의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총 15회 클래스를 진행했다.
 

▲LG전자 베스트샵 문정본점에서 열린 ‘가전학교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 아동들이 ‘집 꾸미기 보드게임’을 진행 중인 모습.
▲LG전자 베스트샵 문정본점에서 열린 ‘가전학교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 아동들이 ‘집 꾸미기 보드게임’을 진행 중인 모습

올해는 클래스 활동 범위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상반기 중으로는 그간 무상 배포해오던 ‘쉬운 글 도서’를 도서와 전자책(e-Book)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학교나 유치원, 도서관 등에서도 도서를 구입해 자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 초·중·고 특수학급과 LG전자 베스트샵 등에서만 진행해오던 교육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또 LG전자는 ‘쉬운 가전 프로젝트’를 통해 쉬운 글 도서는 물론 LG 컴포트 키트를 전국 각지의 장애인 복지관에 기증하고 교육하는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2월 서울 강남구 충현복지관에서 열린 ‘쉬운 가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LG전자 임직원 봉사자와 장애인 참가자들의 모습
▲지난 12월 서울 강남구 충현복지관에서 열린 ‘쉬운 가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LG전자 임직원 봉사자와 장애인 참가자들의 모습

LG 컴포트 키트는 성별과 나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고객이 LG전자 생활가전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액세서리다. 지난해 3월 LG전자가 가전 업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현재 총 13종의 컴포트 키트를 운영 중이다. 해당 키트는 장애인 뿐 아니라 시니어 고객도 가전사용 중에 겪을 수 있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로 ‘로봇청소기 컬러시트’는 로봇청소기에 부착돼 저시력자 고객들이 제품의 위치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빨간색으로 제작된 컬러시트는 저시력자 고객들이 대체로 베이지, 화이트 계열 색상인 로봇청소기를 잘 구분하지 못해 걸려 넘어질 뻔한 경험에서 착안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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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출시한 컴포트 키트 신제품 6종 모습

이 외에도 ▲시각장애인의 터치 조작을 돕기 위해 터치부에 점자 표식과 구멍을 추가한 ‘인덕션 실리콘 패드’와 ‘정수기 실리콘 커버’ ▲냉장고 문을 쉽게 열 수 있도록 얇게 제작된 ‘냉장고 이지핸들 (도어_슬림)’ ▲냉장고 깊숙한 곳에 있는 물건도 손쉽게 꺼낼 수 있도록 돕는 ‘냉장고 회전 선반’ ▲손 움직임이 제한적인 사용자에게 씨앗 키트를 손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돕는 ‘튀운 미니용 이지핸들’ 등이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면서 기존 컴포트 키트를 사용 중인 가정에 방문해 고객의 페인포인트(불편을 느끼는 지점)를 다각도로 분석하거나 서울재활병원과 협업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실사용 고객의 관점에서 컴포트 키트를 고안 및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컴포트 키트를 활용해 본 지체장애 크리에이터 위라클 박위는 "컴포트 키트 내 제품 사용 설명서가 손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 종이 가장자리에 커팅이 되어 있던 것을 보고,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는게 느껴졌다"며 "컴포트 키트를 활용해 휠체어에 앉아서 스타일러에 옷을 충분히 직접 걸 수 있고, 냉장고와 세탁기 문을 손쉽게 열 수 있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가전 제품 선택에 고민하던 것이 해결된 느낌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는 ‘쉬운 가전 프로젝트’의 대상 기관 및 인원 규모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협력해 서울·대구·포항·울산 등 전국 각지의 장애인복지관 10곳을 선정하고 쉬운 글 도서 150세트 및 LG 컴포트 키트 100세트를 기부했다.  또 컴포트 키트 역시 고객 중심으로 가전을 사용할 때 불편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찾아내 적용 제품군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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