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산업을 거론할 때면 항상 ‘내수용’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 연구개발(R&D)에서 굵직한 신약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사의 성장 전략도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한 신약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제약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나온다. 제약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제약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1품 1조’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한 3대 제품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각각 연 매출 1조 원을 내는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나보타와 펙수클루의 글로벌 진출 확대, 엔블로 육성에 따른 성과가 기대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올해 매출은 1조4850억 원으로 4.4%, 영업이익은 1712억 원으로 15.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10.4%에서 올해 11.5%로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대웅제약 3대 신약의 성장이 꼽힌다.

엔블로는 2023년 5월 출시했다. 당시 3년 내 국내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기준 누적 원외처방액 102억 원을 기록했고, 분기별로 25~30억 원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엔블로와 동일 계열 당뇨 치료제인 포시가의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할 정도로 제네릭 출시에 따른 경쟁이 과도해진 만큼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콰도르에서 출시를 마치면 브라질,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지로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국에서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요법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연내 임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는 당뇨 치료제 국산화와 안전·효능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심포지엄을 통해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어 비만, 심장질환, 신장 등 적응증 확대를 통해 차별성을 갖겠다는 전략도 추진한다. 현재 신장 질환을 동반한 당뇨 환자 대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비만학회를 통해 혈당조절 외 대사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보타는 필러 제품의 가세로 시너지를 얻을 전망이다. 나보타의 글로벌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지난해 프랑스 미용의학 및 재생의료 전문 기업 시마테스로부터 필러 브랜드 에스팀(Estyme)을 도입했다. 올해 미국에서 리프팅, 주름 개선 필러 2종 출시를 시작으로 2026년과 2027년 눈밑, 입술, 광대 부위에 사용될 필러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올해 상반기 기존 40mg 대비 저용량 제품인 10mg을 출시해 치료 옵션을 확대한다. 특히 저용량 펙수클루는 국내 P-CAB 제제 중 유일하게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에 대한 적응증을 갖고 있어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녹여 먹는 구강붕해정으로 개발 중이며, 중국에서의 허가 절차가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