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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임시번호판 실종 사태...벤츠·BMW·토요타 등 대다수 발급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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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임시번호판 실종 사태...벤츠·BMW·토요타 등 대다수 발급 거부
차량 결함 시 반품·교환 불리
  • 양성모 기자 ymaria@csnews.co.kr
  • 승인 2025.04.0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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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테슬라 모델3 차량을 구입한 후 첫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경고등이 떴고 후방카메라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겪었다.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해 수리가 완료된 후 집으로 향하는 데 동일 증상이 또 발생했다. 김 씨는 센터 측에 다시 물었으나 무엇이 문제인지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김 씨는 "테슬라는 인도 과정에서 임시운행번호판을 발급하지 않아 신차에 결함이 있어도 인수를 거부할 수 없는 구조"라며 "그렇다보니 불량 차를 팔아 놓고 즉각 대응도 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 경기도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해 6월 메르세데스-벤츠 신차를 계약하며 임시번호판을 달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인도 당일 차량 상태를 확인할 새도 없이 '인수장에 사인하라'고 해 응했을 뿐인데, 새 차는 도장 불량에 시트 오염 등 문제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정 씨는 담당 딜러에게 연락해 해결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는 “임시번호판을 달지 않고 바로 정식번호판을 출고시켜 소비자가 차량 출고 후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막아버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부분의 수입차 대리점들이 법으로 보장된 차량 임시번호판 발급 제도을 사실상 용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임시번호판을 부착한 경우 이 기간 동안 차량 소유권은 구매자가 아닌 제조사에 있다. 이때 차량 결함이 발생하면 소비자가 인수 거부를 할 수 있어 교환, 반품 시 유리하다. 

실효성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나 대리점이 임시번호판 발급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도 개선 마련 움직임도 있었으나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2017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성과없이 흐지부지됐다.

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BMW,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 토요타, 아우디, 미니, 폭스바겐, 포드, 혼다, 푸조 등 주요 11개 수입차 브랜드 24개 대리점과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등 5개 국산차 업체 15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임시번호판 발급을 요청한 결과 국산차 대리점은 100% 가능했으나 수입차는 단 5곳(20.8%)만 수락했다.
 


수입차 브랜드 중 볼보만 유일하게 대리점 세 곳 모두 임시번호판 발급 요청을 수락했다. 포드나 아우디는 각각 세 곳 중 한 개 대리점에서 임시번호판 발급이 가능했다.

나머지 19개 대리점(79.2%)에서는 임시번호판 발급을 거절했다.

수입차 업계는 국내로 출하하기 전 철저한 사전검수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통관 문제로 출고 절차가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에 임시번호판을 발급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시번호판 발급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 부담 탓에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손해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소비자가 임시번호판을 요청했음에도 딜러사에서 거부할 경우 BMW 측은 “자동차 등록은 판매자인 딜러사 자체 소관 업무”라고 밝혔다. 벤츠와 혼다, 스텔란티스 코리아, 포드, 토요타, 아우디 등 대다수 브랜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현대차, 기아, 한국GM,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 국산차 5개 브랜드 총 15개 매장에 임시번호판 발급 여부를 문의한 결과 모두 가능했다.
 


임시번호판은 자동차관리법에 보장돼 있다. 자동차관리법 제27조 3항에 따르면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자동차는 그 허가 목적 및 기간(10일)의 범위에서 임시번호판을 부착해 운행해야 한다. 10일이 지나기 전에 구청에 정식 번호판을 발급 받아야 한다.

임시번호판을 허용 기간 이상 부착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나 아예 발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그렇다보니 차량에 문제가 있어도 소비자들이 교환·환불에 어려움을 겪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7년 임시번호판 출고 거부로 인한 소비자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진척도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 측은 “조사 이후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도 완성차 업계에게 임시번호판 교부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무사항도 아닐 뿐더러 소비자와 딜러사(판매자)간 문제니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이 의무적으로 임시번호판을 교부할 필요는 없다"며 "소비자와 판매자 간 계약의 문제이지 정부가 나서서 강제할 사안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부 수입차 브랜드 딜러사들의 임시번호판 발급 거절과 낮아진 소비자 인식으로 수입차 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함에도 임시 번호판 발급 건수는 감소추세다. 수입차의 국내 시장 등록 대수와 비율은 2022년 12.4%(10만7478대), 2023년 12.9%(10만7609대), 2024년 13.3%(10만7382대)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임시번호판 등록건수는 서울 성북구청의 경우 승용차(신규+재등록)기준 2022년 19건, 2023년 13건, 2024년 3건에 불과하다. 용산구청도 같은 기간 332건, 306건, 239건으로 감소세다. 서초구청도 발급건수가 2022년 354건, 2023년 444건 2024년 349건이다. 강남구청은 타 구에 비해 수입차 이용 소비자가 많다 보니 2022년 299건, 2023년 361건, 2024년 518건으로 발급건수가 증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양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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