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융합기업(AICT) 전환을 위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네트워크 분야 신기술 개발에 투자가 확대됐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연구개발비는 올해 1분기 116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571억 원에 비해 103.3%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 모두 900억 원대를 기록한 SK텔레콤을 추월했고, 400억 원을 갓 넘긴 LG유플러스에 비하면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KT는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연간 연구개발비가 2000억 원대 초반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그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AI부터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투입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 들어 AI 등 신기술 영역에서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 개발 진도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KT의 R&D 과제는 121건이고 이중 45.5%인 55건이 AI 관련한 과제다. SK텔레콤은 41.4%(29건 중 12건), LG유플러스는 25.5%(51건 중 13건)다. KT의 1분기 대표적인 연구개발 성과로는 △AI 기반 보이스피싱 사전 탐지 모델 개발 △무선 양자암호통신 실험 △5G NTN(비지상 네트워크) 기술 시연 등이 꼽힌다.

2월에는 위성통신에서 발생하는 전파 지연 문제를 개선한 5G NTN 기술 시연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로데슈바르즈코리아, 비아비솔루션스코리아와 공동 개발했으며, 지상 기지국 없이 위성을 통해 통신하는 방식이다. 도심처럼 건물과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신호가 끊기지 않도록, 자동 재전송 기술(HARQ)을 함께 적용해 통신 품질을 높였다.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다. KT는 지난 1월 대덕2연구센터 인근 4.8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 실험에 성공하며, 2023년 기록인 2km의 두 배를 넘겼다. 공기 중 양자 신호를 정확하게 전송해야 하는 까다로운 환경 속에서 ‘초정밀 지향 기술’을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향후 연구개발을 본격화해 10km 이상 거리에서도 실증 실험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도서·산간 지역, 드론, 항공기, UAM(도심항공교통) 등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높아, 민간과 국방 분야 모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KT는 최근 LIG넥스원과 민·군 겸용 저궤도 위성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무선 양자암호통신과 위성 기술을 결합해 통신 보안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