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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고부가 제품 확대, 현대제철-선박용 특수강 개발, 동국제강-수급 조절...철강 3사 위기 돌파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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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고부가 제품 확대, 현대제철-선박용 특수강 개발, 동국제강-수급 조절...철강 3사 위기 돌파 안간힘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5.05.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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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표 이희근), 현대제철(대표 서강현), 동국제강(대표 최삼영) 등 국내 대표 철강 3사가 지속되고 있는 철강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생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수소환원제철 기술 투자, 현대제철은 선박용 특수강 개발과 노사 갈등 해소를 통한 실적 반등, 동국제강은 공장 셧다운을 통한 수급 조절과 비용 절감에 나섰다.  

철강업계 부진의 핵심 원인은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가 우선 꼽힌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동반 상승한 데다 고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은 신규 착공을 꺼리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철근 가격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철강 수요 산업은 건설 외에 자동차, 조선, 가전 등으로 분산돼 있지만 조선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침체기에 있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철강 3사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75.4%로 전년 동기 85% 대비 9.6%포인트 하락했다. 포스코는 소폭 상승했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각각 8.2%포인트, 22.8%포인트 하락했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유일하게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며 “이같은 전략을 하반기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투자도 병행 중이다.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7년까지 30만 톤급 시험 설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현재 수소환원제철 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다음달 결과가 발표된다. 통과 시 3387억 원의 국고 지원이 예정돼 있다.

포항제철소에는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설립해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수소 생산 등 연계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이는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글로벌 규제 대응 차원으로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도 관련 투자를 확대 중이다. 포스코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도 공동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탈탄소화는 철강업계 전체에 중대한 과제”라며 “수소 및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HD현대그룹과 협업해 LPG·암모니아 운반선용 고급 후판을 새롭게 개발하고 초도 생산에 성공했다.

이 강재는 극저온 환경에서도 충격 흡수력과 용접 성능이 우수해 선박용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과 고부가 전략을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2분기에는 봉형강 성수기 진입과 후판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에는 1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은 5조5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노사 갈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임금 및 단체협상이 약 7개월간 이어졌고, 노조의 부분 파업과 당진 냉연공장 직장폐쇄로 충돌이 이어졌다. 이후 비상경영 체제가 가동되며 임원 급여 20% 삭감, 희망퇴직, 인천 철근공장 가동 중단 등 구조 조정이 뒤따랐다.

양측은 지난달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과 ‘성과급 450%+1050만 원 지급’에 합의하면서 갈등을 마무리했다.

동국제강은 수요 급감과 비용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오는 7월 22일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전 공정을 셧다운할 계획이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 톤 철근을 생산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기지다. 동국제강은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근 수요가 줄며 가동률이 지난해 60%에서 올해 초 50%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7~8월은 전기요금이 가장 높은 시기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중단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아닌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며 “중장기 경영 전략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철강 3사는 위기 돌파를 위해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필요성을 공통적으로 제기했다. 현대제철은 “전기요금 인상 부담이 크다”며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요청했고, 동국제강은 “전기료 감면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성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인하는 일시적 비용 절감에는 효과가 있지만, 수요 부진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저가 제품과의 경쟁 구도에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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