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포시즌 호텔에서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이끌 예정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모회사 내에서 투자조직을 운영해 왔지만 해외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네이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를 찾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성장한 경험,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한 시각, 향후 스타트업과 인재, 미래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의장은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네이버는 역량 있는 스타트업, 인재들을 찾아 투자하고 지원하며 네이버의 경험과 연결, 함께 성장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벤처스는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 복귀와 더불어 글로벌 진출과 AI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국적,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활동한다.네이버 벤처스를 통해 글로벌 테크 트렌드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 인재, 파트너와의 시너지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이날 행사에는 이해진 의장을 비롯해 최수연 대표, 김남선 대표 등 네이버 주요 임원과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안익진 몰로코 대표, 김성무 데이터라이즈 대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등 실리콘밸리 지역 주요 창업가와 엔지니어, 투자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네이버 임원진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나눴다. 이 의장과 최 대표가 네이버 벤처스 설립 배경, 생태계 기여 방안 등을 발표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인재와 기술이 있는 곳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는 기술과 혁신의 산실로 역량 있는 인재와 신기술이 모여드는 곳"이라고 말했다.이어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들이 안정적으로 투자받고 기술 개발, 사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 측은 네이버벤처스의 첫 투자처로 영상 이해에 특화된 AI 기술을 개발하는 트웰브랩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트웰브랩스는 2021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영상을 분석해 요약문을 생성하거나 영상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을 수행하는 AI 모델 '페가수스'와 영상 내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정보를 분석해 특정 장면을 검색하는 걸 돕는 AI 모델 '마렝고'를 개발했다.
한국 기업 AI 모델 최초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생성형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에 입점해 있다.한국인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최초로 엔비디아에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SK텔레콤 등으로부터 3000만 달러(약 41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누적 투자액 1억700만 달러(약 1450억 원)에 달했다.
애플 '시리' 개발 주역이자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있던 김윤 박사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하는 등 최근 대규모 인력 채용도 진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