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미국 주식 관련 맞춤형 ETF 상품을 매달 내놓으면서 추격에 속도를 내는 중이고, 이에 대응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퇴직연금시장을 겨냥한 TDF ETF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16조959억 원으로 3위, KB자산운용은 15조8100억 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두 회사의 순위가 뒤집힌 뒤 3월에는 격차가 9783억 원까지 벌어졌지만, 이달 들어 2859억 원으로 크게 좁혀졌다.
졈유율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7.9%, KB자산운용이 7.8%로 격차가 0.1%포인트에 불과하다.

국내 자산운용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대표 김우석)과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준용)이 30%대 점유율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1, 2위간 격차가 10조 원에 달할 정도로 삼성자산운용이 확고한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5위부터 점유율이 3%대로 뚝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8% 언저리의 점유율로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5위 신한자산운용(대표 조재민)의 순자산은 7조3975억 원으로 4위 KB자산운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14조5948억 원으로 14조8739억 원을 기록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3위를 내줬고 현재까지 그 순위가 유지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국시장 관련 ETF 신상품을 대거 선보이는 전략으로 최근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는 데 성공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부터 매달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천연가스 밸류체인 등을 테마로 한 미국주식 관련 ETF를 대거 출시하며 해외 ETF 라인업 보강에 나서고 있다. 올해 5월까지 KB자산운용이 선보인 ETF 상품 9개 중 8개가 미국주식과 연관된 상품일 정도다.
해외 ETF 중 대표상품인 미국 S&P500·나스닥 지수 기반 ETF 총보수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는 파격적인 마케팅도 이어갔다. 'RISE 미국 S&P500', 'RISE 미국 S&P500(H)' 2종의 총보수는 기존 연 0.01%에서 연 0.0047%로 약 53% 인하했다. 'RISE 미국 나스닥100'의 경우 연 0.01%에서 연 0.0062%로 약 38% 내렸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가 해외주식계좌에서 직접 투자하는 상품들을 비용 효율적으로, 연금계좌에 편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며 "단기 테마나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산업성장의 수혜를 받을 수 있고 장기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추격에 나서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도 3위 사수를 위해 TDF ETF와 배당형 ETF 등 장기투자형 상품을 선보이며 대응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퇴직연금 시장을 겨냥해 TDF처럼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 비중이 자동으로 조정되면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TDF ETF 3종을 출시하며 TDF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당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트렌드에 발맞춰 'ACE 미국배당퀄리티' ETF 시리즈 3종도 선보였다. 기존의 미국배당 ETF에 비해 장기 수익률을 높으면서 변동성은 낮게 상품을 구성했다는 것이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투자자가 연금계좌에서 장기투자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상품 공급에 주력할 것"이라며 "다양한 투자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가능하면 최초로, 비슷한 상품이라면 가장 수익률이 좋을 수 있도록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