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균 보령 대표의 지난해 말 지분 승계율은 54.9%로 지주사 보령홀딩스 대표로 선임돼 처음 경영 일선에 나선 2019년 말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부터는 핵심 사업회사 보령을 단독대표 체제로 이끌며 배우자와 자녀까지 지분을 취득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정균 대표는 보령제약그룹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큰 딸인 김은선 보령 회장의 외아들이다.
보령은 김정균·장두현 각자대표 체제에서 올해 2월 김정균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2022년 1월 선임된 이후 올해 1월까지 장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다.

지분 승계도 착착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보령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750억 원의 사업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에 참여해 보령 지분 20.85%를 확보한 보령파트너스는 김 대표가 지분 88%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김 대표 승계율은 55%로 2019년 말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비상장사인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 지분 가치는 보령 기업가치를 중심으로 보유 지분만큼을 해당 기업가치로 환산했다. 2019년 말 보령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던 보령파트너스 가치는 자본총계로 계산했다.

그룹 주요 회사에서의 김 대표 지배력도 확대됐다. 우선 지난 11일과 12일 김 대표의 배우자 장윤희 씨와 자녀 김하윤 씨가 각 3만3585주를 장내 매수해 0.04%의 지분을 확보했다. 보령의 오너 4세가 지분을 보유한 것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의 보령 지분율은 0.95%로 2019년 말 대비 0.45%포인트 하락했지만, 보령파트너스 지분 21.04%를 더하면 21.99%로 20.5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율은 64.08%로 2019년 말 대비 11.3%포인트 올랐다.
현재 김은선 회장은 보령홀딩스 지분을 44.93%, 보령 지분을 8.23%를 보유하고 있다. 보령 지분 3.54%를 갖고 있는 유아용 제품 생산 기업 메디앙스는 보령 창업주의 넷째 딸인 김은정 회장이 지분 29.83% 최대주주로 있다.

보령은 2022년 1월 김정균 대표가 선임되면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김 대표 취임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에선 사명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당시 김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제약 사업에서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회사 이익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들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우주라는 공간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면 어떨까 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고 사명 변경 의미를 설명했다.
이후 미국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ISS) 개발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770억 원, 미국 달 착륙선 개발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143억 원 투자하는 등 우주 사업 관련 기업에 1000억 원 가까이 투자했다.
김 대표는 2023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액시엄과 국내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설립했고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교류하며 국내에서도 우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는 우주 사업을 함께할 파트너 및 인재를 찾기 위해 2022년부터 우주 분야 헬스케어 스타트업 발굴 아이디어 경진대회 CIS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는 2023년 액시엄과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함께 하는 HIS 챌린지로 확대됐다.
지난해 5월에는 청소년 대상으로 우주과학 경진대회 ‘HIS Youth’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김 대표 배우자인 장윤희 씨가 총괄 디렉터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열린 제1회 우주항공의 날 행사에서 김 대표는 우주의학 발전과 범우주 분야 스타트업·연구진 발굴, 국제우주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보령 측은 “우주는 인류가 도전하고 활용해야 하는 공간이다. 보령은 우주 환경에서 인체가 겪을 문제들에 주목하고, 인류의 건강과 생존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확보해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