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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뻥튀기①] 공모주 3건 중 1건은 공모가 밑돌아...삼성증권 5건 중 3건, 신영증권 3건 중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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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뻥튀기①] 공모주 3건 중 1건은 공모가 밑돌아...삼성증권 5건 중 3건, 신영증권 3건 중 2건
금융당국 IPO제도 개선에도 문제 지속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5.07.1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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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기관투자가, 주관증권사의 이익을 위해 공모가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현상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IPO제도 개선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가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따른다. 공모주 뻥튀기의 실정과 구조적 원인을 살피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지를 시리즈로 살피고자 한다.[편집자주]

올해 상반기 13개 증권사가 41건의 기업공개(IPO)를 대표주관한 가운데 이 중 14건이 상장 1개월 시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공모가 뻥튀기 현상을 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올해 상장 종목 중 3분의 1은 여전히 기업가치에 비해 공모가가 고평가된 셈이다.

상반기에 3건 이상의 IPO를 대표 주관한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5건 중 3건, 신영증권(대표 황성엽·금정호)이 3건 중 2건,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은 6건 중 3건이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대신증권(대표 오익근)은 4건 모두 공모가를 윗돌았고,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은 공모가를 밑돈 종목이 4건 중 1건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 6건 중 절반 공모가 미달...대신증권은 4건 모두 공모가 넘겨

삼성증권은 지난 1월 상장된 와이즈넛이 상장 후 1개월 수익률이 -22.5%였으며 3월에 상장된 엠디바이스도 -2.2%였다. 지난 달 10일 상장된 지씨지놈도 1개월 수익률이 -12.2%에 그쳤다. 이 중 와이즈넛과 지씨지놈은 현재까지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영증권도 지난 4월에 상장된 쎄크의 1개월 수익률은 -14.1%, 지난달에 상장된 링크솔루션도 -23.3%다. 다만 엘케이켐은 상장 후 1개월 수익률이 43.8%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대표 상장주관 종목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은 대표주관 8건 중 2건이 공모가를 하회했고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5건 중 1건, KB증권은 4건 중 1건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대표 주관한 한텍·바이오비쥬·나우로보틱스 등이 상장 후 1개월 뒤 모두 공모가를 상회했다.

지난 달 30일 상장된 지에프씨생명과학도 14일 종가 기준 주가가 2만4700원으로 공모가 1만5300원보다 61.4% 올랐다. 특히 4개 종목 모두 15일 기준 종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상황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상장을 주관한 기업들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시의성과 적절한 밸류에이션 평가가 맞물리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외에도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 등 5개사는 상반기 대표 주관한 종목 모두 상장 후 1개월 간 공모가 이상 주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대표 주관한 키스트론이 공모가를 상회한 가운데 IBK투자증권(대표 서정학), DB증권(대표 곽봉석), SK증권(대표 전우종·정준호)도 대표 주관을 맡은 상장 종목이 모두 공모가를 웃돌았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대표주관 실적이 1건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공모주 수익률이 크게 개선된 이유로 지난 6월 조기대선 전후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 속에 투자심리가 회복됨에 따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3215.28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년도 말 2399.49포인트 보다 815.79포인트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 기간 678.19포인트에서 812.88포인트로 134.69포인트 올랐다. 

◆뻥튀기 종목 대부분 '특례상장'...아이지넷, 데이원컴퍼니 주가 반토막  

현재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 올해 상장 종목들을 살펴보면 상장조건에 부합하지 못했지만 적자기업이라도 잠재 성장성을 고려해 상장할 수 있는 특례요건(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점도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한 보험플랫폼 '아이지넷'은 수요예측 당시 공모가 밴드는 6000~7000원이었고 최종적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인 70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률도 146대1를 기록하며 기대감이 반영되었다. 

그러나 2월 4일 상장 당일 종가가 4355원으로 공모가 대비 37.8% 하락했고 상장 1개월 뒤 주가는 3245원으로 공모가에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15일 종가 기준 주가도 3000원으로 여전히 공모가의 42.9% 수준에 그친다. 

인슈어테크 플랫폼 '보닥'의 운영사인 이 회사는 아직까지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사업모델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당시 GA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확장성과 베트남 등 해외진출 성과가 긍정적으로 반영되었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성인교육 콘텐츠 업체인 '데이원컴퍼니'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4일 공모가 1만3000원으로 시장에 입성한 데이원컴퍼니는 15일 기준 종가가 6350원으로 공모가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이 회사 역시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이익 미실현 특례로 코스닥 상장에 나선 곳이다. 그러나 상장 첫 날에만 주가가 40% 하락한 7800원으로 마감했고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데이원컴퍼니는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설명서에 연간 영업이익이 45억7200만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장 이후 발표된 연간 실적에서 3억5076만 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한 코스닥 상장사 '더즌' 역시 공모가는 9000원이었지만 상장 한 달 뒤 주가는 3275원으로 한 달만에 주가가 무려 63.6%나 감소했다. 

특례상장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수요예측 단계부터 희망 공모가 밴드(1만500원~1만2500원)보다 낮은 가격에 기관투자자들이 주문을 넣는 등 흥행에 실패하며 결국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하한선보다 1500원 낮은 9000원에 확정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다만 더즌은 15일 종가 기준 주가가 6200원으로 공모가의 62.6% 수준까지 회복했다. 더즌은 가상계좌 관리, 실시간 자금이체 인프라인 '펌뱅킹'이 주 사업영역인데 최근 법제화가 논의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이러한 결제 인프라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수요예측기간 연장과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 확대를 골자로 하는 IPO 건전성 제고방안를 내놓았고, 지난해 5월에는 수수료 구조를 개선하고 공모가 산정 내부기준을 의무화하는 'IPO 주관업무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공모주 가운데 3분의 1이 공모가를 밑돌 정도로 공모가 부풀리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공모가 하회 종목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편이지만, 올해 증시가 역대급 활황세임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효과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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