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민원건수는 1만3219건으로 전년 동기 1201건 대비 약 11배 늘었다.
민원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민원건수가 6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1만2022건에 달했다.

키움증권의 민원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전산장애 관련 민원 때문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전산장애 관련 민원이 없었으나 2분기에는 1만2013건이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3일과 4일 양일간 일시적으로 고객이 몰리는 병목현상으로 인해 MTS·HTS에서 주문 체결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해당 문제와 관련된 보상절차는 현재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며 "전산장애 재발을 막기 위해 전산 시스템 강화 조치가 이뤄졌으며 전산 관련 투자도 타사 대비 부족함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위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민원건수가 67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17건이었던 펀드 관련 민원이 올해 상반기 656건으로 약 38.6배 늘었다.
이는 지난 2019년 판매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이하 벨기에2호펀드)'의 전액손실 사태 때문으로 풀이된다. 벨기에2호펀드에 가입한 일부 투자자들은 상품 가입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 문제를 제기하며 올해 6월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벨기에2호펀드와 관련해 원만한 해결을 위해 고객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협의 중이며 투자자의 70% 이상과 보상 협의를 마친 상태"라며 "앞으로도 고객 보호를 위해 더욱 신경 쓰겠다"고 설명했다.
토스증권도 나스닥 상장사 로켓랩 재상장 과정에서의 양도소득 처리 관련 이슈로 상반기 민원이 80건으로 작년 상반기 22건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민원건수가 161건이었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53건으로 67.1% 감소했다. KB증권의 민원건수는 120건에서 32건으로 73.7% 줄었으며 NH투자증권도 77건에서 17건으로 77.9% 감소했다.
이들 증권사의 민원건수 감소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관련 민원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파생결합증권 관련 민원건수는 125건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건뿐이었다. KB증권도 지난해 상반기 88건에서 올해 상반기 7건으로 줄었으며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상반기 56건에서 올해 상반기 5건으로 감소했다.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사태가 대두됐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올해는 파생결합증권 관련 대형 이슈가 없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올해는 ELS 등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